김 복 연

너의 조상은 혹시 창(窓) 아니었을까

홑창이었다가 겹창이었다가

아득히 푸른 우물 비추는 창 아니었을까

때론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이었다가

지금은 잔잔한 바다

말하고 듣고 희망하고 걸어 잠그는

배반의 서클렌즈

내 생을 몽땅 걸어도 가져보지 못할

너의 눈

항상 서늘한 거리를 두고 반짝이는 꿈처럼

내 마음 사로잡는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너는 나를 모르고

나만 덩그렇게 창 밖에 서서

관절 마디마디에서 삐져나오는 울음소리

아득한 수평선 너머로 짝을 찾는

그렁그렁한 내 전생 같은

블루 아이, 나의 고양이

‘블루 아이’ 푸른 고양이의 눈을 바라보며 고양이의 눈을 창(窓)이라고 상상하는 시인의 인식이 이채롭다. 고양이 눈 속에서 시인은 전생 같은 공간을 상상하며 어디론가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과 어쩔 수 없이 금방 현실로 회귀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한계를 고백하고 있음을 본다. 그게 인생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