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당내 대권경쟁 판깔기 시동
오늘 유승민 캠프 개소식 참석
국민의힘 대선주자 지지율 낮아
직접 언급해 힘 실어주기 나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를 당내 대선주자로 지칭했다. 야권 내 경쟁의 판깔기에 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 당내에서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느 정도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지금 세 사람밖에 없다”며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이라고 말했다. “당에 인물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김 위원장이 이들에 대한 이름을 직접 언급한 것은 당내 인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유 전 의원이 16일 국회의사당 맞은편 건물에 ‘희망22’사무실을 열고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다.

특히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자’ 제목의 토론회도 개최한다.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출신으로 야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라 불리는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길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를 비롯해 강대식(대구 동을) 의원 등 유승민계 의원들도 유 전 의원의 복귀식에 대거 출동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당내에 있는 사람으로서 대선을 준비하는 개소식을 처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시작을 축하하러 간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원 지사와 오 전 시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행사를 한다면 다 가서 축하해 줄 것”이라고 했다.

오 전 시장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야권의 잠룡들이 참여하는 7인 비상연대회의를 재차 제안하는가 하면, 서울시장이 아닌 대선 도전에 방점을 찍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농부가 내년 봄에 파종해야 1년 뒤 큰 수확을 하는데 겨울에 조금 배가 고프다고 해서 종자 씨를 먹어버리면 1년 농사를 어떻게 짓겠느냐”며 “가급적 저 외에 당내에서 다른 대안이 나서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원 지사도 지난 13일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이 만나는 등 중앙 정치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한 윤석열 검창총장이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해선 각각 ‘현 정부 사람’, ‘당 밖의 정치인’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추후 상황 변화에 따라 이들과 손잡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윤 총장에 대한 야권이나 무당층 지지세에 대해 “윤 총장이 공직을 떠나서 상황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고, 안 대표에 대해선 “(안 대표가) 진지하게 얘기를 할 생각이 있으면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여운을 남겼다.

또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서도 “아직은 만날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잘 안다”고 말해 물밑 교감이나 접촉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