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금 숙

태백의 철로변

한 마리 북어로 누워 있는 행복여관

주인 노파의 긴 저녁 햇살을 빨아들이는

부서진 흔들의자

오래전 지붕이 내려앉은 시간

오늘 숨을 놓다

강원도 산골 철로변의 허름한 여관과 주인 노파, 저녁노을과 부서진 흔들의자가 있는 쓸쓸한 풍경 하나를 본다. 시인은 이런 풍경을 펼쳐보이며 행복이라는 말을 짧은 시의 중심에 두고 있다. 왜 노파는 골짜기의 그 여관을 행복여인숙이라 명명했을까. 그 여인숙에 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을 떠올리며 우리네 한 생이 열망하는 행복은 무엇이며 어디에 가면 있는 것일까 하는 물음을 자신과 세상을 향해 던져넣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