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파치 헬기사격 중단 촉구
지역민, 포항시청 앞 반대집회
16일 국방부 훈련강행 ‘맞불’
내일부터 사격장 길목 ‘차단’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 훈련에 반대하는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이 10일 오전 장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포항시청까지 차량 시위를 벌인 후 시청 광장에서 수성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 훈련을 막기 위해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이 오는 12일부터 포항 수성사격장과 연결된 모든 길목을 차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국방부 등이 훈련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주민들 역시 ‘사격장 봉쇄’라는 맞불을 놓은 셈이다. 물리적 충돌까지 예상되는 가운데, 군 당국과 미군 측의 대응에 시선이 쏠린다.

헬기 훈련 중지 및 수성사격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는 포항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는 10일 포항시청 앞에서 300명 규모의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드라이브 스루’ 형식의 차량 집회를 통해 오전 9시 30분께 장기면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 해병대 서문과 포스코, 오광장, 시외버스터미널을 거쳐 오전 11시께 포항시청에 도착했다.

70여 대의 차량을 타고서 포항시청 앞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은 지역민들의 반발에도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사격 훈련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주한미군 헬기 사격 훈련 즉각 중지 및 수성사격장 폐쇄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현장에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포항시개발자문협의회 등이 함께 모여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포항지역발전협의회는 이사회를 통해 사격훈련 중단 및 피해 주민 이주 대책 마련 건의문을 국방부장관에게 보내기로 했다.

반대위와 장기면민들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사격 훈련 개시 나흘 전부터 사격장과 연결된 모든 도로를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수성사격장에서의 헬기 사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는 16일부터 약 한 달간 수성사격장에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 훈련이 예정돼 있다. 이번 훈련에는 30대 정도의 차량에 유류 등 군수물자와 장비, 지원 인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군수물자 및 훈련과 관련한 지원 인력이 훈련장에 투입되지 못하게 주민들이 물리력을 행사, 헬기 사격 훈련을 강제로라도 막겠다는 의도다.

조현측 반대위 위원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 훈련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 집회 이후에 16일까지 계속해서 집회를 할 예정”이라면서 “지난 5일 포천 로드리게스 사격장을 다녀왔는데, 거기에서는 민가에 폭탄이 떨어지고 그랬다. 우리라고 안 떨어지라는 법이 있나. 목숨을 걸고서라도 훈련을 막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미군 측에 이러한 상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