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영 옥

얼마 전까지 하나였는데

어쩌면 저렇게

선을 그을까

냇가 얕은 물이 먼저

얼어붙으면

곁을 스치는 물에

상처를 낸다

소스라쳐 놀란 물들이 함께

얼어 붙는다

얼음은 점점 깊고 넓어지고

중심은 아프면서 흐른다

피를 흘리면서

마음을 졸이면서

그래도 생명을 키우기 위해

더 깊이 흐른다

언젠가 얼음이

쩡쩡 큰 울음 울며 깨어질 때

자신을 버리며 안겨 올

그때에도

물은 말없이 흐른다

어깨 토닥이며

하나 되어 흐른다

물과 얼음의 원형질은 같다. 물의 분신이 얼음이다. 그런데 시인은 얼음이 물에 상처를 입히고 물은 얼음 아래서 상처를 받으며 흐름을 이어간다는 말을 하며 인간 세상의 관계에 대해 생각게 하고 있다. 파생된 현상이 본질을 뻔하게 하거나 꺾을 수 없다. 본질은 어떤 외적인 영향에도 변하고 않고 꿋꿋이 존재의 속성과 원형을 간직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도 그렇지 않을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