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아트스타 2020’전 네번째
내달 27일까지

곽이랑作
대구 봉산문화회관 기획 전시공모 선정 작가전인 ‘유리상자-아트스타 2020’전 올해 네 번째 전시 ‘곽이랑- 위로의식’전이 오는 12월 27일까지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삶과 죽음을 둘러싼 현상과 관계를 영상과 설치작업으로 표현해 오고 있는 곽이랑(31)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설치작품 ‘위로의식’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삶과 죽음’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마냥 무겁게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작가는 20대 젊은 나이에 암 진단과 항암치료 그리고 30대 초반이 된 최근 원격 전이 판정을 받고 또 어려운 병원을 오가며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

우리는 결코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죽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작가는 죽음을 오랫동안 직시하고 대면하는 삶을 살아오며 삶과 죽음의 문턱 너머 세상을 설계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스스로의 위로는 작품의 개념이 됐고 삶을 바라보는 의식은 작품을 마주 보는 태도가 돼 화려하지는 않지만 차분하게 담아내고 있다.

‘충분한 분유와 약 한가득과 한 줌의 뼛가루’라는 문구가 병원커튼에 희미하게 적혀져 있다. 충분한 분유는 삶의 시작이고 약 한가득은 삶의 영위이며 한 줌의 뼛가루는 죽음이란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커튼 사이로 무덤 혹은 여자의 유방을 형상하는 크기가 다른 라탄줄기로 엮은 바구니가 봉긋이 자리 잡고 마치 해방의 공간인 듯, 아니면 미완의 삶의 공간인 듯 자리잡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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