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선생의 여성건강칼럼
자궁내막암
여성의 몸에는 아기집이라 불리는 자궁이 있습니다. 임신을 하면 이곳에서 아기가 자랍니다. 인간이 처음으로 갖는 집이기도 하지요. 이 자궁 안의 공간인 자궁 내강을 감싸고 있는 부분을 자궁내막이라고 합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생기면, 이 수정란이 나팔관을 타고 자궁 내강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아 착상이 일어나는데 이곳이 바로 자궁내막입니다.
자궁내막은 아주 특이한 조직이라, 난소가 배란할 시기가 되면 수정란을 착상시키기 위해 증식을 합니다. 마치 식물이 잘 자라도록 비옥한 토양을 준비하듯이, 착상이 잘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이지요.
배란기에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estrogen)이 가장 풍부한 시기이며 이 여성호르몬이 자궁내막을 증식시킵니다.
난소는 배란이 일어나면, 그 자리가 노랗게 변합니다. 이를 황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는 황체호르몬이 분비되어 자궁 내막이 과도하게 증식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동시에 착상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지켜주는 역할도 합니다. 임신이 되지 않으면 황체가 퇴화하고 황체호르몬이 사라지면서, 정확하게 배란 이후 14일째 되는 날 생리를 하게 됩니다.
자궁내막은 특징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탈락이 진행되어야 건강하게 유지되는 조직입니다. 비옥한 토양을 위해 물과 비료와 적정한 유기질 등이 혼합되어 해마다 갈아줘야 하듯이, 자궁내막 역시 매달 새것으로 바뀌어야 건강하답니다.
자궁내막에는 다양한 질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중 자궁내막 용종이 가장 흔하며, 그 외에는 자궁근종이 자궁내막에 자라는 점막하 근종이 있는데 이는 월경과다나 과다출혈로 인한 빈혈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두려운 질병은 바로 자궁내막암입니다.
자궁경부암은 예방접종과 조기검진으로 꾸준히 유병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자궁내막암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식생활의 서구화 등이 원인이 돼 지난 10년간 유병률이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자궁내막암은 내막조직이 지속적으로 증식되거나 혹은 증식과 탈락이 반복되는 상황에 자주 노출될 때 생깁니다.
초경이 빨라도, 폐경이 늦어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비만세포의 여성호르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은 여성, 그리고 오랜 기간 황체호르몬 없이 여성호르몬에 의해서만 자극을 받는 상황에서 자궁내막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자궁내막암이 생기면 과도한 증식 때문인 질출혈이 나타납니다. 특히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폐경 이후의 질출혈이 있는 여성은 반드시 산부인과에 가서 질초음파로 자궁내막 병변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궁내막암의 선암병변으로 자궁내막증식증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이 없이도 지속적으로 자궁내막이 증식되는 병인데, 자궁내막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른 암들은 어느 정도 진행되어야 증상이 나타나는데, 자궁내막암은 초기부터 질출혈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만약 생리기간이 아닌 때에 질출혈이 있으면 빠른 시일 내 산부인과로 가서 검진을 받아야 자궁내막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