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사실상 종료된 상황
초선의원 등 與에 기싸움 밀려
통합신공항·월성원전 문제 등
현안 이슈화커녕 존재감 ‘미미’
일각서도 연대 필요성 등 제기

21대 국정감사가 27일 사실상 종료됐다. 국회 운영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정보위원회 등의 ‘조촐한 국감’만 남겨 놓았을 뿐이다. 이번 국감을 바라보는 대구 경북 시도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통합신공항이전, 월성1호기 폐쇄를 비롯한 대구 경북지역 주요 현안은 이슈화되지 못했고 지역 국회의원들의 존재감마저 미미해 실망감만 안겼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맹탕 국감’, ‘저질 국감’, ‘막말 국감’이라는 평가만 자욱하다.

27일 정치권은 “여야가 정부 등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방’ 없이 국감을 마쳤다”는 평가를 내렸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라임·옵티머스 사태’의 여권 인사 연루설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때리기’에 집중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구와 경북도 마찬가지다. 지난 4·15 총선에서 대구와 경북 유권자는 지역구 25석 가운데 24석을 국민의힘(구 미래통합당)에 몰아줬다. 무소속인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도 국민의힘 복당을 바라는 만큼, 싹쓸이인 셈이다.

하지만 21대 국회의 첫 성적표를 받아 든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성적표는 처참하다. 지역 의원들은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윤석열 검찰총장 등에 매몰되면서 지역 현안의 이슈화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나마도 지역의 초선 의원들은 ‘노련한’ 정권을 상대로 기싸움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재선 이상의 국회의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지역 의원들은 추미애 법무부장관 등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역의 유권자들은 “국정감사장에서는 한 마디도 제대로 못했던 국회의들이 SNS에서만 호통친다”고 비꼬기도 했다.

문제는 이번 21대 국정감사에서 대구와 경북의 현안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폐쇄 여부가 쟁점이 되기는 했지만,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지역 관계자는 “야당 지도부가 지침을 통해, 국감의 방향성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 현안을 등외시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침했다.

사실 대구와 경북 국회의원들의 ‘힘 빠진 국감’은 일부분 예견된 상황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라는 핑계를 제외하더라도 지역 의원들은 ‘국감에서의 지역 현안 이슈화’를 위한 어떠한 단체적 행동도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경북의 한 의원은 “보통 국감이나 예결위를 앞두고, 지역 의원들이 모여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지고는 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지역 현안을 만들기 위한 조율은 없었다. 통합신공항과 예산 문제로 몇 차례 모인 적은 있지만, 그 뿐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국회에서 대구와 경북은 △동남권 신공항 문제 △대구·경북 경제 활성화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 문제 △동해안 SOC 부족 등을 이슈화하면서 사업 시행과 예산 확보 등의 일부 성과를 거두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 전직 의원은 경북매일과의 전화통화에서 “임기 6개월을 보낸 초선 의원들이 첫 국정감사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지역 현안을 국정 과제로 승격시키고, 이를 이슈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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