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두달새 300여 건 발생
사망사고도 이어져 주의 요망
코로나에 지친 도민들 산행 늘어

가을 단풍철을 맞아 경북 도내에서 산악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등산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친 시민들의 산행이 부쩍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가을철 버섯 등 임산물 채취를 위해 산에 오른 뒤 실종 등 조난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27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9월 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57일간 도내에서 303건의 산악사고가 발생했다.

포항 군립공원인 내연산 산행을 갔다가 실종됐던 80대 남성이 6일만에 등산로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포항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 30분께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내연산 등산로 인근에서 50여m 아래 낭떠러지에 떨어져 있는 남성을 한 등산객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 남성이 지난 4일 오후 실종신고 됐던 A(82) 씨인 것을 확인하고 시신을 유족에 인계했다. 경찰은 A씨가 등산을 하던 중 실족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5시20분께는 밤을 따기 위해 집을 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포항시 북구 죽장면 90대 여성이 실종 32일째 발견되지 않고 있어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애태우고 있다.

이달 12일 오전 9시43분께는 성주군 금수면 무학리 염속산 20m 절벽에 떨어져 숨져 있는 B씨(80)가 실종 하루 만에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B씨가 전날 오전 11시께 버섯을 캐기 위해 집을 나서 산행하다 실족해 절벽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포항 산악인 이은우씨는 “산행 시 실족·추락, 조난 등 사고를 예방하려면 미끄러짐을 막아주는 기능성 등산화를 신고 흔들리는 돌이나 바위를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나뭇가지 등에 몸을 기대거나 붙잡을 경우 부러지거나 휘면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 산악인들은 “산행 중 오르막에서는 상체를 숙이고 걷고, 내리막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뛰지 말아야 한다. 몸의 하중을 20~30% 분산 시켜주는 등산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항상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길을 잘못 들었다면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길을 잃었을 경우 등산로에 설치된 다목적 위치표지판을 활용해 신고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단풍 구경에 취해 늦은 시간까지 등산하거나 불법 임산물 채취를 위해 샛길로 출입했다가 실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가을산은 해가 일찍 지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하산을 서둘러야 하며, 하산할 때는 반드시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 랜턴과 여벌 옷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소방본부는 산악사고를 방지하고, 조난 시 신속히 위치를 신고할 수 있도록 도내 국립공원 8곳과 도·군립공원 8곳, 기타 등산로 5천66곳 등 주요산에 1천458개의 산악위치표지판을 설치, 관리하고 있다.

또, 비치된 간이구급함은 국립공원 및 도립공원 관리사무소 등과 연계해 구급함 내 약품 등이 부족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확인점검하고 있으며, 산에서도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능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한편, 경북 도내 산악안전사고는 2016년 800건, 2017년 799건, 2018년 908건, 올 들어 10월 27일까지 838건 발생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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