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개봉된 알파치노 주연의 ‘대부’는 할리우드 영화 상 가장 훌륭한 걸작 중 하나로 평가된다. 주인공 알파치노는 실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출신으로 영화의 배경이 된 마피아 조직의 이야기를 실감 있게 연기한 배우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마피아 권력의 모습을 지나치게 품격 있고 권위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범죄조직을 미화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던 영화다.

마피아는 19세기말 이전부터 남이탈리아의 복잡한 정치구조 속에서 번성한 범죄조직이다. 20세기에는 미국 등으로 넘어와 마약, 도박, 금융 등에 얽힌 거대한 범죄조직으로 발전하였고, 지금은 기업형 범죄조직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용어다. 한 때 이탈리아 마피아 범죄조직이 한해동안 벌어들인 돈이 이탈리아 국가 GDP의 7%에 달했다고 하니 그들의 범죄 활동범위를 짐작게 한다.

마피아라는 유명세 덕분에 범죄 조직뿐 아니라 공적인 이익보다 사적인 이익에 치중하는 집단에게도 마피아라는 이름이 곧잘 붙여졌다. 서로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인맥을 통해 조직적으로 편의를 봐주는 경우다. 그래서 마피아는 부정적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된다.

관피아는 관료의 권력유착과 전관예우 등의 문제를 빗대 부른 합성어다. 재경부 마피아, 환경부 마피아, 해수부 마피아, 복지 마피아 등으로 사안에 따라 구체화되기도 했다.

한 때 국가 발전의 주역이던 관료 집단이 언제부턴가 사적인 영역에서 권력을 행세하면서 마피아라는 불명예스런 호칭을 얻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최근 산자부 공무원이 탈원전 정책 감사와 관련 조직적으로 증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또한번 “마피아 같다”는 비난을 들었다. 공직자의 올바른 국가관과 도덕성에 대한 대오각성이 필요한 때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