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스틸아트 (2)영일대해수욕장
지역과 함께 성장한 철강기업들
영일대 일원서 대표작들 선보여

↑ 최라윤 작가와 현대제철의 공동 작품 ‘땅과 바다의 어머니’. → 제일테크노스의 작품 ‘2016 타임캡슐 포항Ⅰ’.

2015년 이후 해마다 가을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예술을 담은 철을 선보인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시민과 철강기업체가 함께 참여하며 지역성과 예술성을 키워온 축제다. 포항 그 자체를 상징하는 장소,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포항의 역사와 품격을 담은 스틸아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작품을 재배치했다.

먼저 가장 주목할 작품은 영일대해수욕장과 여객선터미널 사이에 위치한 2천200개의 글자들이 모여 큰 구를 이룬 지역 대표 철강기업 제일테크노스의 2016년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출품작 ‘2016 타임캡슐 포항Ⅰ’이다. 포항의 역사적 사건, 지명, 건물명, 인명 등 오늘날의 포항을 상징하는 총 2천200개의 문자를 일종의 ‘타임캡슐’처럼 문자로 새긴 작품이다. 지름 4m 크기의 ‘구’는 축구공과 같이 조각을 만들어 합치는 용접 기술과 제련기술이 집약돼 있다.

영일대 예술산책길을 따라 10번째로 만나는 작품, 최라윤 작가와 철강기업 현대제철이 함께 협업해 제작한 ‘땅과 바다의 어머니’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철의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어머니의 얼굴이 비어있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누군가의 아들, 딸이며 그들의 안녕을 빌었던 드넓은 바다의 어머니를 상징한다. 도시 성장과 함께 가족과 자식을 위해 노력하고 열정을 다한 우리들의 어머니의 따스한 감성을 살짝 나온 배와 굽은 어깨선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쇳물을 담는 내화물은 높은 열이나 갑작스러운 열의 변화, 침식과 마모 등을 잘 견뎌야 한다. 영일대해수욕장 장미원에 위치한 조선내화의 ‘성화대’는 용광로의 어머니로서 항상 불을 머금고 있는 내화재의 불멸성을 성화대로 표현했다. 작품에 들어간 철, 유리, 내화재 등은 전반적으로 포항의 철강 산업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영일대해수욕장에는 현대제철의 ‘뫼비우스의 띠’, 제일테크노스의 ‘70, 뿌리깊은 나무’, 동일산업의 ‘조선백자’ 등 포항의 성장과 함께한 철강기업의 대표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공공장소 혹은 관광지에서 만나는 공공미술 작품은 그 장소와 하나가 돼 방문객들의 사진 명소로 큰 사랑을 받기도 한다. 특히 영일대에서 해상누각과 함께 가장 많은 사진 명소로 유명한 현대제철의 ‘창(窓)’은 영일만과 포항제철소를 배경으로 관람자가 작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건축 구조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대문’은 부지 내의 시설을 보호하는 방어적인 목적과 시설을 표현하는 의장적 목적으로 주로 지니지만, 때로 기념비적 목적을 가지기도 한다. 철의 강인함을 고스란히 지니며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한 동국제강의 ‘바다와 프레임’은 영일만을 품으며 관람객과 어우러지는 환경 조형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