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말리 참샘 공원.

흥해 새말리 논 한가운데 ‘참샘’이라는 곳이 있다.

여름에는 찬물이 나오고 겨울에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곳이다. 우리 남편 어릴 적에 낮에는 남자들이. 밤에는 여자들이 목욕하던 노천탕이었다고 한다. 작은 웅덩이 보다 좀 더 큰 곳이었는데 지금은 ‘새말리 참샘 공원’이라고 하여 종종 어린애들 손잡고 견학을 오기도 한다.

여름 햇볕 쨍쨍 하던 날.

우리 아들과 친구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참샘에서 정말 손톱만한 청개구리를 한 마리 잡아와서 키우고 싶다고 했다. 개구리를 엄마, 아빠, 가족들과 같이 살게 놔두지 이산가족 만들지 말고 놔 주라고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아들 친구가 자기집에 가서 키우고 싶다고 했다. 전화로 엄마한테 허락을 받자마자 좋아하며 “진로”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왜 이름이 진로니” 하고 물어보니 유튜브에서 본 개구리 광고에서 “진로”라고 했단다. 개구리와 두꺼비도 구별 못하는 촌놈들.

진로를 키울 사육통도 사고 인테리어에 쓸 수초와 자갈도 사서 집을 꾸몄다. 그렇게 반려동물이 되어 버린 진로가 외롭다며 그 다음 주에 참샘에 가서 ‘참이슬’을 데리고 왔다.

도시에 있는 친구들은 개구리 보기 힘드니 100마리쯤 잡아서 분양할까 하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아이쿠! 참새미 개구리들 야단났네~

뱀보다 더 무서운 얘들이 나타났다.

어떻게 알려줄까?

개굴~개굴~개굴~~~

모두 도망가!

다음에 잡히면 금복주다.

여름내내 주말마다 참샘에 가서 개구리 잡고 놀던 얘들이 벼가 익어가는 지금은 매미채를 가지고 가서 미꾸라지를 잡고 잠자리를 잡고 논다.

참샘의 모습도 달라졌고 놀던 아이들도 바뀌었지만 많은 이의 가슴에 추억으로 남아 있는 한 마르지 않는 샘이 될 것이다. /전효선(포항시 북구 흥해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