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희 상

죽은 금붕어는 어항 물 위에 뜨고

금붕어의 영혼은 죽은 금붕어의 머리 위에

머문다. 식목일에 씨앗을 뿌린

채송화와 봉숭아는 새싹으로 돋아나고

우리는 정원으로 꽃구경하러 간다

어린 딸은 죽은 금붕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자며 보채고, 나와 아내는

아들과 함께 패랭이꽃에

나비가 잠시 머물다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소박한 가정의 일화를 소개하며 봄날의 따사로움 만큼 훈훈한 사람 사는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죽은 금붕어를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는 아이와 정원으로 꽃을 보러 가야 한다는 자신의 모습 속에서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마음과 따스한 봄날을 가슴 가득 담아내려는 시인의 모습이 그림처럼 곱고 따스하게 그려진 그림 같은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