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공단, 수온 변화 따른 서식지 변화 연구 ‘국제학술지’ 등재
10년간 울진 근처로 124㎞ 북상… 오징어도 동해서 남·서해로 옮겨

수온이 상승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어종들이 서식지를 옮기고 있다. 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는 남·서해로, 남해안서 주로 서식하던 소라는 동해안으로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해양환경공단(KOEM)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수온 상승에 따른 소라의 서식지 변화를 연구한 결과 소라의 서식지 위도가 울진 부근까지 최대 124㎞ 북상했다.

‘터보 사자에’(Turbo sazae)라는 학명을 가진 소라는 원시복족목 소라과로 분류되는 연체동물이다. 비교적 얕은 수심에서 서식하며 주로 우리나라 남해안과 일본에 분포한다고 알려졌었다. 2009∼2011년 조사에서는 남해안(북위 35도)이 서식 북방 한계였으나, 서식지 반경이 점차 북쪽으로 넓어져 2018년에는 울진(북위 37도) 부근까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소라의 서식지 북상은 수온상승이 원인이며, 국내 바다의 수온 변화가 해양생태계 구조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입증한 의미가 있다고 공단 측은 밝혔다.

수온상승으로 서식지를 옮긴 사례는 소라 뿐만이 아니다. 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가 남해와 서해로 서식지를 옮겼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해양수산부 ‘장기해양생태계 연구’에 참여한 이충일 강릉원주대 교수와 이상헌 부산대 교수 연구팀은 2000년대 연평균 표층 수온이 20여년전인 1980년대보다 0.65℃ 정도 상승하면서 오징어가 여름에는 서해로, 겨울에는 남해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미국 하구·연안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저명 학술지 ‘하구와 연안’(Estuaries and Coasts) 5월호에 게재했다. 이같은 원인으로는 바닷속 플랑크톤 종(種)의 변화로 인한 먹이사슬이 달라졌다는 점을 꼽았다. 바다 표층의 온도가 상승하면 해수의 밀도가 낮아져서 밀도가 높은 저층 해수와 잘 섞이지 않는 ‘혼합 약화’ 현상이 나타나며 이는 식물플랑크톤에 대해 대형종보다 소형종이 더 많이 번식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바다 저층으로부터 식물플랑크톤 성장에 필요한 중요 영양염 공급이 감소해 식물플랑크톤을 먹고사는 동물플랑크톤의 크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결국 오징어가 양질의 동물플랑크톤을 찾아 여름에는 서해로, 겨울에는 남해로 이동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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