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생산량 40년 만에 최저 예상
햅쌀 가격 평년비 30% 이상 ‘↑’
20㎏ 평균소매가 6만1천311원
물가 줄인상에 서민들은 ‘시름’

수확기 두 차례 닥친 태풍의 영향으로 올해 쌀생산량이 1980년 이후 40여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생산량 감소로 올해 햅쌀 가격이 평년보다 30% 이상 올라 경기부진과 코로나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서민 가계를 더욱 옥죄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햅쌀 20㎏ 전국 평균 소매가는 6만1천311원을 기록했다. 1주일 전인 지난 5일 5만9천373보다 3.26% 올랐다. 이날 포항 죽도시장 등 지역 전통시장은 햅쌀 20㎏ 한 포당 6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이 같은 가격은 평년 가격 4만5천421원과 비교하면 무려 34.98% 오른 수치다. 2018년 5만4천85원, 지난해 5만2천123원보다도 1만원가량 비싸다.

올해 햅쌀 가격이 이렇게 오른 이유는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역대 최고로 길었던 여름 장마로 일조량이 줄면서 병충해가 늘고, 이삭이 영글어가는 시기에 두 차례 태풍으로 벼가 쓰러지는 현상이 발생, 수확량 감소로 이어졌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지난해(374만4천t)보다 11만3천t 감소한 363만1천t이다. 전국적으로 냉해가 컸던 1980년(355만t)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날 죽도시장의 A상회 앞에서 굳은 얼굴로 쌀을 고르고 있던 포항시민 김선형(58·남구 해도동) 씨는 “햅쌀로 밥을 지어야 밥맛이 좋아서 매년 햅쌀을 샀었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서 망설여진다”면서 “올해는 고기와 채소, 과일 등 안 비싼 게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벌이도 좋지 않은데, 생활물가까지 비싸서 너무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쌀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정부는 정부양곡 재고 106만t 수준과 공공비축 물량 35만t을 감안하면 쌀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10월말 이후부터는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양곡수급안정위원회 논의 결과 별도의 시장격리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신 올해산 쌀 수급 안정 조치로 수확기 중 공공비축(35만t)에 더해 산지유통업체 벼 매입자금 지원(3조3000억원) 등을 통한 수확기 출하 물량 매입을 실시한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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