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감 사진작가의 ‘손에 대한 보고서’작품들.

두 손 모아 기도를 한다. 간절하고 절실한 바람이다. 손짓으로 부른다. 내게로 와 달라는 애절함이다. 손을 맞잡고 악수를 한다. 만남의 기쁨이고 친근함의 증거다. 손을 흔들어 배웅한다. 이별의 슬픔이고 다시 만날 기약이다. 새끼손가락 걸어 약속한다. 법보다 더 무거운 계약이다. 글을 쓴다. 말로 차마 하지 못하는 감정 표현이고 오래 기억하고 싶은 진심이다. 손등으로 눈물을 훔친다. 슬픔이고 다짐이다.
 

손으로 턱을 괴는 것은 사색이다. 때론 고심이고 때론 공상이다. 움켜쥔 손은 욕심이다. 물욕이고 탐욕이다. 손가락질은 분노다. 결국, 나에게 되돌아와 내가 감당해야 할 내 몫이다. 손을 비벼 비는 것은 반성이다. 용서와 함께 포용도 구하는 것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삶이 팍팍하더라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다. 손은 촉감으로 그리운 이들을 추억한다. 손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갓 태어난 아기의 고사리 같은 손은 축복이다. 기쁨이고 행복이다. 어린아이의 손은 미래다. 희망이고 기대다. 청춘의 손은 준비다. 열정과 도전을 위한 손이다. 부모의 손은 사랑이다. 오롯이 한곳만을 향한 가슴 아픈 사랑이다. 조건 없는 지고지순(至高至純)의 손이다. /이도감(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