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대수필가
윤영대
수필가

한글날은 국경일이다. 국경일에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달아야 하는데 아파트를 올려다보니 10%도 되지 않는다. 개천절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국경일로서 공휴일을 보내며 으뜸가는 글, 하나밖에 없는 글 -‘한글’의 우수성을 되새겨 본다.

한글날은 1926년 11월 4일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기념하여 제1회 ‘가갸날’로 기념식을 가졌었고 2년 후 주시경 선생이 훈민정음을 ‘한글’이라고 부르면서 ‘한글날’이 되었다. 그 후 1946년에 10월 9일로 정해졌고 1970년 대통령령으로 공휴일이 되었었는데 1990년 ‘노는 날이 많다’는 기업들의 볼멘소리에 국군의 날과 함께 제외됐다가 2006년부터 국경일로 격상되었으나 쉬지는 않았다. 그리고 2013년 법정 공휴일로 정해지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러니 그냥 공휴일로 보낼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소리 나는 대로 기록할 수 있는 고유한 문자인 한글을 가진 것에 대한 자부심과 자랑으로 이날을 기념하듯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짧은 글이라도 한번 써 보내면 좋지 않을까.

세계에는 3천여 개의 언어가 있고, 문자는 100여 개 정도라고 하지만 우리 한글과 같이 자음과 모음이 있는 알파벳 부류에는 18종류뿐이라 한다. 여기에 한글은 1446년 세종대왕이 반포했다는 역사를 알고 있는 유일한 문자이며 세계의 거의 모든 언어를 표기할 수 있는 ‘소리 내는 입 모양’을 따른 문자이다.

각국의 언어학자들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게 고안된 문자체제’ ‘한글의 탄생은 세계문자사의 기적’ ‘위대한 지적 성취’ 등으로 극찬하고 있다. 펄벅 여사도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단순한 글자이다. 24개의 부호가 조합될 때 인간의 목청에서 나오는 어떠한 소리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글은 무엇보다 학습의 용이성과 사용능률이 뛰어나서, 특히 요즘과 같은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송신하는 자판의 효율성을 보더라도 단연 최고다. 자음 14자, 모음 10자이지만 전화번호판과 같은 10개의 버튼으로도 처리할 수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전 세계의 문자 중에서 눈감고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글자는 한글이 유일할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의 엄지손가락 사용법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어제 유튜브에서 신기한 글을 보았다. 카자흐스탄 동전에 한글이 새겨져 있다는 말에 설마(?) 하며 찾아보았더니 ‘단군전’이란 한글이 새겨진 기념주화였다.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은 한글을 사용하고 요즘 K-팝, 한국드라마 등으로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불어 문화 강국으로의 나아감에 그냥 기뻐할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우리말과 함께 우리 문자 ‘한글’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큰 꿈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근래 들어 각종 이름의 표기와 우리말에 외래어가 범람하고 있음도 깨우쳐야 한다.

한글은 문자와 소리가 일치하여 컴퓨터의 음성인식률이 높아 IT기술과 융합하는데 아주 유리하다. 쉽고 아름다운 우리 한글을 더욱 연구하여 보다 편리한 문자생활을 이끌어 나가고, 문화 수출의 순풍이 불어오는 세계의 하늘에 태극기를 높이 달자.

한글은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