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장기면 수성리 주민들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항의문’ 해병대 제1사단에 전달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으로 인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을 침해받고 있는 포항시 남구 장기면민들이 28일 훈련 전면 중지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포항시 장기면 수성사격장 반대대책위(위원장 조현측)와 수성리 주민 60여 명은 이날 수성사격장 입구에서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전면중지 항의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장기면 수성리 정서기 이장은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 때는 전화조차 받을 수 없는 엄청난 소음과 진동에 시달린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한편,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의 전면중지와 수성사격장의 이전 또는 완전폐쇄의 내용을 담은 수성리 주민 항의문을 해병대 제1사단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반대위 조현측 위원장도 “장기면 수성리는 지난 60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사격장의 사격·폭파훈련 도중 발생하는 폭음과 진동을 묵묵히 견디며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하며 살아왔다”며 “앞으로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기본생활권을 침해하는 이러한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측은 “본 사안은 제1사단이나 해병대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현재 국방부에서 주민피해 최소화를 고려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올 후반기 주한미군 헬기사격 실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이 국방부에서 주한미군과 함께 사격훈련 실시여부 및 타훈련장 활용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은 각종 군 사격훈련으로 인해 소음과 진동 등 피해가 발생, 지역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특히, 지난 2월 주한미군이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수성사격장에서 아파치헬기 사격 훈련을 실시하면서 주민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앞서 군은 1965년 포항 남구 장기면 수성리 1천246만4천여㎡ 땅에 수성사격장을 만들어 곡사화기, 직사화기, 전차, 헬기 등을 동원해 사격훈련을 해왔다. 사격장 위치는 50여 가구 130여 명이 사는 수성리 마을에서 1㎞ 거리에 불과하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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