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 이후 유승민 전 의원과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 등 대권 잠룡들의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최악의 민심 이반을 보이고 있는 추석 연휴에는 잠룡들의 움직임이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언택트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직접적인 접촉보다는 SNS 등을 기반으로 비대면 행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구·경북의 예비 대권주자는 여당과 야당 인사 등 모두 5∼6명선에 달한다.

여당 인사로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거론된다. 반면, 야권에서는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무소속의 홍준표 의원 등이 있다.

우선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은 당 대표 도전 이후 오히려 몸값이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권 도전에 실패했지만, 이를 통해 전국의 민주당 당원들에게 영남권을 대표하는 대권주자임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전국적인 지지 세력 확장에도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지역의 몇몇 인사들과 식사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의원은 “수성구에 자리를 잡고 있을 생각”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한 참석자는 전했다. 그는 “대구의 재보궐 선거나 지방선거 등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관측하기도 했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여당 내 잠룡의 위치를 굳혔다. 특히, 발목을 잡았던 법정 문제도 해결되면서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대권 행보를 위한 외연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야권인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이 지역 예비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유 전 의원은 여의도 구 바른정당 건물에 사무실을 내는 등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 오는 10월 초순께 집기와 인력 등이 어느 정도 배치되면 대구에서도 예비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만큼 대권 도전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총선 세종을에서 낙선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도 최근 대구·경북에서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 22일 대구 아리아나호텔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미래를 고뇌하는 비전4.0포럼 33인이 초청한 김병준과 함께하는 정치담론’ 행사에서 ‘또 다시 불행의 늪에 빠진 권력’이라는 주제로 포럼 발제와 토론에 동참하기도 했다.

범야권 잠룡인 무소속의 홍준표 의원은 지역 내 예비 대권주자 중에서 가장 먼저 대권 도전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홍 의원은 통합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특별법을 제시하는 등 총선 당시 내세웠던 공약 실천과 대구·경북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를 통해 지역 내 잠룡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현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해 예비 대권 주자들은 그만큼 바쁜 정치 행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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