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지 인근 아파트 입주민
“소음 고통 크다” 결사 반대
“주말·평일 오전이라도 열길”
찬성 주민들 요구도 만만찮아

포항시 남구 효자동 효자빗물펌프장 유수지 인근에 조성된 주민 휴식 공간의 모습. 이곳은 과거에 시민들의 쉼터로 활용됐으나, 인근 거주자들이 소음 피해를 호소해 현재는 출입이 금지돼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포항 효자빗물펌프장 유수지 인근 휴식 공간의 개방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갈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한쪽에서는 휴식 공간 확보를 위해 개방을 주장하고 있고, 다른 주민들은 소음 민원을 제기하며 팽팽히 맞서는 중이다.

17일 포항시에 따르면 1만8천491㎡ 면적의 효자빗물펌프장은 펌프장 1동과 유수지(4천400㎡)를 비롯해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생태공원(1만500㎡)으로 조성돼 있다. 유수지 위에는 육상트랙이 만들어졌고, 생태공원에는 산책로와 벤치가 마련됐다.

앞서 효자빗물펌프장은 계획 초기에 악취와 소음 등을 이유로 사업 부지 인근 효자SK 1차 아파트 입주민으로부터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이와 관련해 포항시는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펌프장 유수지 내 체육시설과 조경시설을 조성하고, 주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효자빗물펌프장이 들어선지 3년여 만에 주민 휴식공간은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 15일 방문한 이곳은 철재 구조물로 막혀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출입구 역시 자물쇠로 잠겨 있었고, 이 역시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녹이 슬어 있었다.

정호진(47·포항시 남구 효자동)씨는 “펌프장을 만들 당시에는 시에서 이 공간을 365일 열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는데, 약속과 달리 개장한 지 1년도 안 돼 사용을 막아버렸다”며 “인근 주민들이 소음 문제 때문에 오픈을 반대하는 것이라면, 주말이나 평일 오전 중에만 개방하는 등 시에서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유수지 개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수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휴식 공간을 개방할 경우 소음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우리가 유수지의 개방을 막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도 밤만 되면 일부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고 그 일대에서 소란을 피워 주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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