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 ‘검객’서 조선 최고 검객 役
“검술 액션의 합 맞추기 어려웠죠”

‘검객’ 포스터. /오퍼스픽쳐스 제공

“검이 주는 날카로움과 주인공 검객의 눈빛과 포즈를 표현해야 하는 점이 맨손 액션과는 달랐어요.”

영화 ‘검객’에서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 역을 맡아 화려한 검술 액션을 선보인 장혁(44·본명 정용준)이 기존 액션과 이번 영화 속 액션의 차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장혁은 17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검객’ 기자간담회에서 “검술 액션은 맨손 액션과는 거리감이 달랐다”고 말했다. “검 길이만큼의 거리를 두고 상대와 액션 합을 맞춰야 하니까 더 어려웠어요. 검객이 가진 느낌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죠. 검에 익숙하지 않으면 자연스러움도 없어지니까요.”

광해군이 폐위된 이후 조선에 대한 청나라의 수탈이 심해지던 시기, 스스로 자취를 감췄던 태율은 하나뿐인 딸이 납치되자 다시 칼을 든다. 액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배우라는 대중의 인식에 부합하듯 장혁은 태율이 살아남기 위해 터득한 날 것의 검술 연기를 보여준다.

“태율의 검술은 실전에서 상황에 맞춰 변칙적으로 펼치는 것이다 보니 서 있는 상태보다는 앉아있거나 기마자세로 있을 때가 많았죠. 사실 검을 쓴다기보단 온몸이 검과 함께했어요.”

게다가 태율은 과거 대결의 후유증으로 인해 시력을 점차 잃어간다. 장혁은 이 부분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그는 “태율이 상대를 보는지 아닌지 모르는 상황도 있어서 눈을 45도 아래로 내리는 장면이 많았다”며 “복싱장에서 스피드 볼을 보지 않고 치는 연습을 했다. 그런데도 나중에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혁은 촬영 전부터 무술팀과 함께 극의 전체적인 액션 콘셉트를 설계하는 등 액션 장면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태율이 청나라 살수들과 일당백으로 싸우는 장면에 가장 공을 들였다.

 

‘검객’ 포스터. /오퍼스픽쳐스 제공
‘검객’ 포스터. /오퍼스픽쳐스 제공

장혁은 “총을 피하고 사람을 방패로 쓰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사람이 총알보다 빠를 수는 없다”며 “컴퓨터 그래픽(CG)까지 생각해가며 여러 각도와 구도를 생각하고 연기 합을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영화를 연출한 최재훈 감독도 “해당 장면이 영화의 시그니처다”라며 “기존 액션영화들과 차별화를 위해 컷을 나누어 촬영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액션보다) 훨씬 빨라야 했기 때문에 가장 많이 연습했던 장면”이라고 부연했다.

장혁과 최 감독은 시력을 잃어가는 아버지가 딸을 구하기 위해 복수를 시작하는 영화의 내용이 ‘레옹’이나 ‘심청전’과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장혁은 “‘레옹’이 생각났다. 레옹이 험악하고 냉정한 킬러들의 세계에서 누구도 옆에 오지 못하게 하다가 지킬 사람이 생긴다.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저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심청전에 전쟁 직후 처참한 조선의 상황 등 시대적 배경을 더했다”며 “영화 속에는 서로 다른 신념으로 싸우고 대립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요즘에도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