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문재인 정권이 지향하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일까? 현 정부와 여권의 요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운동권’이었다가 전향한 사람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그 분들이 폭로하기 전에는‘민주화운동’으로 포장된 반체제 투쟁의 실상과 내막을 대다수 국민들은 모르고 있었다. 학생운동이든 노동운동이든 좌경이념으로 무장한 소위 ‘종북주사파’들이 주축이 되어 이끌었다는 것이 공통된 주장이었다.

우리나라의 학생운동은 일제 식민지 시대의 항일운동과 브나로드운동(계몽운동)을 시작으로 광복 후에는 4·19혁명, 6·3항쟁, 부마항쟁 등 독재에 저항하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러다가 1980년대부터는 좌경이념이 학생운동의 중심축이 되면서 그 전 시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상당히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념학습과 현장 활동을 통한 사회변혁을 기도하는 운동으로 변모했다. 노동계와 교육계, 종교계 등에 침투하여 대중적 기반과 영향력을 넓혀가다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정계에도 대거 진출을 했다.

저들이 ‘촛불혁명’으로 일컫는 2016년 10월의 대규모 촛불시위를 계기로 정권을 장악한 좌파 운동권 세력은 마침내 그들이 꿈꾸던 세상을 실현할 호기를 잡게 되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그들의 이념에 의거하면, 이승만 대통령이 건국하고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적 기반을 다진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다. 자유민주주의도 자본주의 시장경제도 그들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래서 애국가도 태극기도 못마땅하고 헌법 조문에서도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란 말을 빼려고 한다. 아무튼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나라는 지금까지의 대한민국과는 다른 체제의 나라임이 분명한 것 같다.

그들을 지지하는 국민들 중에 아직도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사람들은 아마도 지금 도처에서 불거져 나오는 그들의 민낯이 적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백보를 양보해서 사회주의 체제를 인정한다고 치더라도 그들이 말하는 식으로는 안 된다. 위선과 파렴치가 상식이 되고 프로파간다와 포퓰리즘이 기본 정책이 되는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의 몰락이 그랬고 베네수엘라 같은 좌파정권 국가가 그래서 패망의 길을 걷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전복하려는 기득권 세력에 동조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우선 실상을 알아야 한다. ‘민주화’니 ‘진보’니 하는 가면 뒤에 숨겨진 민낯도 볼 줄 알아야 하고, ‘개혁’이란 말로 포장된 불순한 야욕과 음모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내막을 아는 사람들의 증언과 폭로에 귀를 기울이는 국민들이 많아야 하고, 분별력을 가진 식자층의 사람들도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좌경이념에 영혼을 판 자들과 권력에 빌붙어 곡학아세하는 비열한 기회주자들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좌파이념에 물이 덜 든 중도층을 일깨우는 운동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