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피해 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경북에서는 동해안 시군과 울릉군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피해 집계는 더 지켜봐야 한다.

울릉도는 사실상 두 차례 태풍의 중심에 있어 피해가 매우 컸다. 현재까지 대략 5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사동항과 남양항의 방파제가 파괴 또는 유실되고, 서면 태하리 물양장, 남양 한전부두 등이 크게 훼손됐다. 또 선박 40여척이 침몰되고 민간주택 60여채와 일주도로 14군데 등 곳곳이 태풍 피해를 입었다.

울릉지역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9일 피해 현장을 방문하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포항, 경주 등 경북 동해안지역과 일부 시군의 경우 주택침수나 상가 및 공장, 양식장, 농작물 등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전체적으로 특별재난지역 지정의 여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경북도는 정밀피해 조사를 통해 피해가 심한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나 가능성 여부는 미지수다. 현재 경북도와 도내 각 지자체의 재난기금 사정은 최악이다. 올 초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사태로 재난기금의 60∼70%를 이미 사용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금 상태로 가면 코로나가 대유행하거나 또다른 태풍이 닥치고 겨울철 폭설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예산이 바닥나 재난에 대응할 여력이 거의 없다. 정부의 국고 지원이 가능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의 확대가 바로 절실한 상황이라 하겠다.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은 영호남 수해지역을 방문 한 자리에서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곤란한 시군은 읍면동으로 세분화해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금 경북도내 상황이 이에 부합한다고 보면 된다.

경북도가 시군별 피해상황을 파악하면서 좀 더 정밀한 피해 분석을 통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추석을 눈앞에 둔 피해 주민의 황당한 심정을 잘 헤아려 정상적 일상복귀가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와 더불어 국가적으로는 물론 국민 개개인이 어렵지 않은 이가 없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에 정부나 행정기관의 따뜻하고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특별재난지역 확대에 과감한 조치가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