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대구취재본부 부장
김영태
대구취재본부 부장(부국장 대우)

미래통힙당이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하고 새 출발했다. 새 당명을 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를 염두에 둔 작명이라는 말부터 당명과 관련한 여러 가지 추측이 회자됐고 당내 불만도 제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동안의 경험상 정당명과 관련해 여당은 특별한 의미를 포함하기도 했고 야당은 선명성과 투쟁성 등을 포함하는 내용을 담는 데 주력했다.

여야가 모두 당명변경 시 심혈을 기울인 데는 대통령 선거나 이슈가 되는 선거 등을 목전에 두고 이미지 쇄신에 주안점을 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야당은 주로 대여 투쟁강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했다. 특히 과거 민주당은 항상 ‘민주’라는 부분에 애착을 보이며 즐겨 사용했다. 이는 야당의 대여 압박카드로도 사용되는 등 야당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현재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국민을 우선시하고 국민의 뜻에 따르겠으니 국민의 힘을 보여달라는 주문성 명칭으로 판단된다.

당명처럼 되려면 국민의힘 당 앞에는 산적한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수적 우세를 통해 밀어붙이기를 강행하는 여당에 대한 견제와 실질적인 대안, 수구화되는 여당에 일침 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나머지 야당들 역시 이 같은 부분에 매진해 창당의 목적인 정권창출을 노려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야당에는 이른바 여당의 잘못을 지적하고 실행하지 않을 때 압박하는 대여투쟁의 한 방법인 ‘저격수’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팩트를 바탕으로 여당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물증과 증거를 토대로 여당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국민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 정국인 현 정치상황에서 별다른 이슈거리가 없어 여러 저격수의 등장은 꽉막힌 정국의 돌파구가 되고 국민의 관심을 이끄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정상적인 정치 기사가 실종되다시피한 현정국에서 뜨거운 감자 역할은 물론이고 여당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현 여당이 과거 야당시절에는 이름난 여당 저격수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 현실은 곽상도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만 저격수로 나서는 상황이다. 적은 의석이지만, 과거 민주당이 집요하게 한 문제를 물고 늘어지며 여당의 항복선언이나 그 직전까지 치받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정치 상황은 야당이 이런 방법을 사용할 시기임에도 적극적으로 여당을 공격하는 저격수는 많지 않다.

지난 총선 당시에도 여당발 각종 악재가 발생함에도 야당은 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과 별다르지 않다. 당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원내대표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이런 방식의 반복은 곧 국민에게 식상함만 제공할뿐이고 야당발 악재가 터지면 곧바로 잊혀진다는 사실은 그간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불문가지다.

현재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여당발 의혹들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동시다발적인 저격수의 등장해야 하는 무대는 이미 보기 좋게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