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 경북의 제1도시 포항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
에어로빅체조 인재양성과 함께
흥미 위주로 변질돼버린 의식
올바르게 바꾸고 싶은 목표 커

에어로빅 전도사를 꿈꾸는 ‘포항NAC’ 송종근 원장
형광색 쫄쫄이에 공간 가득히 울리는 약간의 경망스러운 음악. 세포 하나하나 자극하는 강렬한 소리에 흥과 끼를 주체할 수 없다. 혼이 빠지도록 어깨와 골반을 흔들면서 간간이 힘찬 “어이!”는 필수. 잠시간의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져들고 나면 온몸에 있는 땀샘이 폭발해 있는 걸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흔히 행해지는 에어로빅의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의 그것은 원래의 에어로빅과 거리가 조금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에어로빅은 정해진 규칙이 있고 고유의 기술이 있는 종목이다. 국내 대표 체전인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해 매년 10여개의 전국대회는 물론, 국제대회도 성대하게 개최된다. 경기방식도 정해져 있으며, 예술·창조성·실시·난도 등으로 채점 기준이 엄밀히 구분돼 있다.

변질된 에어로빅을 바로잡고, 나아가 에어로빅의 건전한 보급, 종목 활성화를 위해 ‘에어로빅 전도사’가 포항에 둥지를 텄다. 포항시 남구 이동에 있는 ‘포항NAC’체육관 원장인 송종근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일반인들에게는 10여년 전 MBC 무한도전 에어로빅편에 출연한 인물로 더 잘 알려진 송 원장은 에어로빅체조 국가대표로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생활했다. 국내대회를 넘어 10여 회가 넘는 국제대회 수상경력을 가진 명실상부 엘리트 체육인이다.

현재 경북도체육회 소속 현역 선수로도 뛰고 있는 송 원장은 육군사관학교 체육학 교수사관,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체육대학교 강사 등 최근까지 선수생활뿐만 아니라 지도자 활동도 활발하게 해왔다. 그런 그가 에어로빅 인재 양성 등을 위한 최적지로 포항을 선택, 자신의 체육관을 차렸다. 에어로빅 종목에선 불모지(不毛地)인 경상북도, 그 중에서도 경북 제1도시인 포항에, 그것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송 원장은 “경북도체육회 소속 선수긴 하지만, 경북과는 아무런 연고가 없다. 포항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협회나 주변인들의 추천을 받아 경북 중에서도 가장 큰 도시인 포항을 선택하게 됐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어로빅 종목은 지열별로 실업팀이 다 운영되고 있으며, 수도권과 경기도 등을 비롯해 충청, 경남 등에서는 학교클럽스포츠와도 연계돼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전국 17개 시·도에서도 경북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게 현실이다. 송 원장은 종목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와 함께, 본질보다는 흥미 위주로 변질된 생활체육 분야에서 에어로빅을 올바르게 전달하고자 하는 체육인으로서의 목적의식을 갖고 포항에 상륙했다. 특히, 그는 에어로빅 중에서도 에어로빅체조 전문가다. 엘리트 체육 분야인 에어로빅체조는 에어로빅을 바탕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복합적이고 강도 높은 동작을 음악에 맞춰 선보이는 종목이다. 송 원장의 말을 빌리면, 에어로빅체조는 ‘힘과 순발력,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심폐지구력 등 자신의 신체능력을 1분 3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음악이라는 예술적인 요소와 접합해 온 몸으로 표현하는 아름다운 종목’이다.

송 원장은 “우선 에어로빅이 올바르게 전파되고 보급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지금의 에어로빅은 운동방법이 잘못된 부분이 많은데, 정확한 스텝과 호흡 등을 이용해 운동하면 더 효과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에어로빅이 아줌마들의 고유한 운동이라는 인식을 깨서 남자들이나 어린 친구들, 어르신들 다 같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게 에어로빅이라는 걸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