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의 한 횟집 건물이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강풍과 해일 파도로 폭격을 맞은 것처럼 부서졌다. 긴급 동원된 중장비가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대구·경북에 제9호 태풍 ‘마이삭’이 관통하며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북에만 7만여가구가 정전되며 주민들이 큰 피해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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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북도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영천, 포항, 봉화, 영양에서 27가구 48명의 주민이 주택 침수와 지붕 파손, 토사 유입 등으로 대피했다. 대부분은 귀가를 완료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복구 작업이 끝나는 4일 이후에 귀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정전피해가 컸다. 10개 시·군 7만526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3일 오후 기준 2만5천곳의 복구가 완료됐고 나머지는 복구 중이다. 특히 영덕군은 3일 오전 4시 20분께 변전소 차단기 고장으로 전역에 정전이 발생해 1만5천755가구의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동통신 기지국이 태풍으로 고장 나면서 수 시간 동안 휴대전화의 통신이 두절되기도 했다. 영덕 외에도 포항과 경주에서도 2만여가구가 넘게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큰 피해를 봤다.

공공시설 2곳도 파손됐다.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사동항 방파제와 울릉군 서면 남서리 남양항 방파제가 전도돼 응급 복구가 진행 중이다.

경북지역 학교 13곳은 건물 등이 파손됐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포항 두호남부초등학교의 담 일부가 무너지고 강당 패널과 교사동 지붕이 떨어져 나가 1천500만원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포항에서는 신흥중학교 급식소 및 강당 지붕 패널이 떨어졌고, 초곡초교 교사동 외부 천장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경주에서는 외동중 본관 지붕이 파손되고 불국사초교 담이 무너지는 등 6개 학교에 피해가 발생했으며, 영덕 3곳과 영천 1곳 학교 건물도 파손됐다. 경북도내 9개 시·군 17곳에서 통행이 제한됐으나 3일 오후 대부분 해제돼 정상 통행이 가능하다.

바다에 인접한 경북 동해안 지역은 선박 13척이 피해를 봤다.

영덕에서는 축산항에서 선박 1척이 표류했고, 강구항에서 1척이 침수됐다. 울진은 죽진항에서 7척의 선박이 파손됐고, 공세항에서는 2척이 침몰했다. 또 금음항에서 1척이 침수됐으며, 죽변항에서는 1척이 침몰했다.

이번 태풍이 매우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했던 만큼, 농작물 피해가 매우 컸다. 3일 오후 3시 잠정집계 결과 경북 도내 낙과 피해는 사과 928㏊ 등 1천194㏊로 집계됐다. 또한 상주 177㏊, 포항 110㏊, 안동 55㏊ 등 논 642㏊에 벼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다. 비닐하우스 역시 포항을 중심으로 15.1㏊가 파손됐다.

대구 역시 경북 못지않은 피해가 났다.

3일 경찰과 소방본부에 따르면 대구에서 접수된 피해 신고는 모두 92건이다. 대부분의 신고는 강풍으로 인한 가로수 쓰러짐, 신호등 고장, 간판 등 낙하물 등의 피해다. 앞서 2일 오후 10시 46분에는 강풍으로 인해 동구 효목2동 일대 2천500세대가 일시 정전되기도 했다. 또 대구 동구의 금강잠수교 양방향을 비롯한 가창교∼법왕사 구간 및 신천동로 등 9곳이 강한 폭우로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은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경주 114.5㎜, 영천 102.3㎜, 구미 87.5㎜, 대구 84.5㎜, 청송 84㎜, 포항 82.5㎜, 영덕 75.4㎜, 상주 74.2㎜, 봉화 66.6㎜, 안동 57.2㎜, 울진 57.1㎜, 의성 54.2㎜, 문경 53.9㎜, 영주 38.2㎜, 울릉도 0.8㎜ 등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주요지점 일 최대순간풍속은 포항 구룡포 161㎞/h, 영덕 112㎞/h, 포항 청하 110㎞/h, 경주 감포 99㎞/h 등을 보였다. 또 안동댐은 기존에 계획했던 방류량의 두 배로 늘려 초당 1천t을, 임하댐은 초당 500t을 방류 중이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전국에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5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시설피해는 1천500건을 넘었다. 농작물 피해면적은 5천㏊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 가운데 신고리원전 4기의 운영이 이날 0시부터 차례로 일시 중지됐다. 이밖에 도로침수 24건, 가로수 파손 11건, 신호등 파손 34건, 가로등 파손 21건, 전신주 파손 19건 등이 발생했다. /전준혁·손병현기자

    전준혁·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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