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계 집계 후 첫 세자릿 수로 위중 35명·중증 69명 확인
즉시 가용 중환자 병상 전국 43개 중 수도권 9개 밖에 안 남아

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상태가 위중하거나 중증 이상인 환자가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세자릿 수를 돌파했다. 위중·중증환자가 증가하면서 사망자 수도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중증 환자는 25명 늘어 104명이 됐다. 위중환자는 35명, 중증환자는 69명이다.

위중환자는 기계 호흡을 하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는 환자를 뜻한다. 중증은 스스로 호흡은 할 수 있지만 폐렴 등의 증상으로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산소치료를 받는 상태를 의미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런 위중·중증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지난달 18일만 하더라도 국내 위중·중증 확진자는 9명으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그러나 다음날인 19일부터 12명→12명→18명→24명→29명→31명→37명→42명→46명→58명→64명→70명→79명→104명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불과 2주 만에 11.6배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최근 60대 이상 고령 확진자가 많아진 점이 위중·중증 환자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날만 하더라도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248명 가운데 37.1%가 60대 이상이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규 환자 3명 가운데 1명 이상은 60대 이상인 셈이다.

무엇보다 고령층은 평소 앓고 있는 지병(기저질환)이 있을 수 있고, 일단 감염되면 자칫 상태가 악화할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치명률만 하더라도 국내 평균치는 1대이지만 80대 이상에서는 20%를 웃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을 치료할 병상, 인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현재 중증 이상의 코로나19 환자가 즉시 가능한 병상은 전국에 43개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에선 9개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기준 집계한 통계에서는 광주, 대전, 강원, 전북, 전남의 즉시 가용한 중환자 병상은 0개로 바닥난 상태다. 다른지역 역시 즉시 가용한 병상이 한 자릿수에 그쳐 치료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주부터 중증환자 치료병상 43개를 새롭게 확보했고, 늘어나는 중증환자들을 확충된 병상에 입원시키고 있다”며 “환자들이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실과 생활치료센터 등을 충분히 확보하고, 충분한 손실보상 기준을 마련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위중·중증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다행히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추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누적 사망자는 324명이며,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은 1.61%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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