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주·영덕·울진 등 91ha에 방어·전복 등 320만 마리 양식
쑥대밭 만든 2003년 태풍 ‘매미’때 악몽 되살아나 걱정 이만저만
그물망 연결로프 고정 등 철저한 대비책으로 물고기 유실 막아야

북상 중인 제9호 태풍 ‘마이삭’ 이 3일 경북을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경북 동해안 양식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3일 새벽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한 뒤 경북을 지나 동해안으로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상륙 전후 중심풍속은 초속 40m 안팎이고 내륙을 지나며 매우 강한 강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경북 동해안·울릉도·독도 100∼300㎜(많은 곳 400㎜ 이상)다. 마이삭은 역대 최악인 ‘매미’와 경로가 유사하다. 당시 매미는 해상 가두리 양식장을 초토화시켰다. 양식시설물이 부서져 바다를 떠다니고 강풍에 서로 뒤엉켜 해수면에 솟아올라 있기도 했다. 양식장마다 양식어류는 집단 폐사했다. 이번 태풍도 제8호 태풍 ‘바비’보다 더 강한 바람을 동반할 것으로 예측돼 육상수조·해상가두리·축제식 양식장 등 피해가 예상된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주, 포항,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의 해상 가두리 양식장 면적은 90.9ha에 이른다.

이 가두리에는 방어, 참돔, 조피볼락, 전복, 해삼 등 320만여 마리가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시·군별로 보면 포항 28곳(48ha, 280만 마리), 경주 7곳(26.5ha, 1만3천600 마리), 영덕 12곳(14.4ha, 3천마리), 울진 1곳(2ha 40만 마리)로 파악됐다.

경북도와 시·군들은 양식 어민들에게 태풍 ‘마이삭’ 북상에 따라 시설물 점검과 보호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태풍 비상대책반도 편성해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피해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해상 가두리 양식장은 장마 피해는 없지만, 태풍에 취약하다.

태풍이 오기 전 그물망과 닻, 부자에 연결된 로프를 단단히 고정하고, 강풍에 의해 양식생물이 유실되지 않게 그물망을 점검해야 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바람, 파도에 양식장이 떠내려가거나 부서지지 않도록 닻을 추가로 설치하고 밧줄로 시설물을 단단히 결박해야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울진 후포 앞 바다에서 해상 가두리 양식장을 운영하는 김명기 사장은 “추석 대목 출하를 앞둔 상황에 찾아오는 대형 태풍이 걱정이다”며 “제발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동해안 해상 가두리 양식장 어민들은 2003년 태풍 ‘매미’에 큰 피해를 입었던 기억을 떠올린 뒤 “코로나19에 태풍으로 또 다시 피해를 입게 된다면 파산을 맞을 수 있다”며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최완현 수산과학원장은 “이번 태풍은 강한 바람을 동반한 만큼 태풍 영향 범위에 있는 양식장에서는 양식시설과 양식생물의 사전 점검 및 예방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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