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회사 (주)새천년미소에
손실보조금 명목 55억 지급
올해만 지원 예산 145억 달해
운행 대수 많은 포항·구미보다
7~10배나 많아 과다책정 논란
“예산 통과시킨 시의회도 책임”
시민들 ‘철저한 감사’ 촉구

경주시가 코로나19를 핑계삼아 민간 시내버스 업체에 수십억의 보조금을 추경예산으로 책정·지급하고 있어 특혜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경주시에 따르면 시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 4월 제1회 추경예산안을 통해 시내버스회사인 (주)새천년미소에 손실금 보전 명목으로 추경예산 55억원(도비 2억1천311만2천원 포함)을 책정했다. 이는 새천년미소의 올해 당초예산 90억원의 3분의 2가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를 모두 합치면 145억원의 거금이 (주)새천년미소에 투입된다.

현재 경주 지역 독점 운영 버스업체인 새천년미소는 지난해 3월 종전 버스업체를 인수해 모두 166대를 운영하고 있다. 경주시가 최근 3년간 새천년미소측에 지원한 재정지원 보조금 내역을 살펴보면, 2018년 85억여원, 2019년 87억여원, 올해는 7월말 기준으로 100억7천여만원을 지급한 상황. 아무리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이러한 보조금 지급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인근 포항시와 구미시만 살펴보더라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보조금 액수 규모는 경주시와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포항시는 올해 당초예산 190억원(2018년 120억)으로 코로나 19사태와 관련한 추경예산은 8억원(도비 3억1천171만6천원 포함) 수준에 그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7월 25일부터 노선버스를 전면 개편해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버스는 263대이다.

구미시 역시 올해 당초예산은 95억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추경예산은 5억9천만원(도비 2억1천912만3천원 포함) 수준이다. 구미시는 구미버스와 일성교통 등 2개 회사가 210대(김천, 칠곡 운행 버스 포함)로 운영 중이다. 이를 보면 포항과 구미보다 버스 운행 대수가 훨씩 적은 경주가 적게는 7배에서 많게는 10배에 가까운 코로나19 추경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자 특혜시비 등 논란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현재 경주시 인구는 25만9천여명으로 포항시 51만8천여명, 구미시 41만9천여명보다 훨씬 적어 버스 대수 및 인구비례, 경제규모를 고려하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민 김모(55·성건동)씨는 “경주보다 규모가 훨씬 큰 포항과 구미시는 추경예산 보조금이 수억원에 불과한데, 경주시의 추경예산 보조금이 55억원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추경 예산과 관련해 감독기관의 철저한 감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경예산 통과과정에서 경주시의회의 책임론도 함께 제기됐다.

경주시의회 A 의원은 “지난 4월 추경 당시 새천년미소측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55억이라는 것을 보고받았지만 집행부에서 당연히 이만큼의 예산이 필요했다고 보고했다”며 “타시군 역시 비슷한 규모일 것이라고 생각해 예산을 통과시켜줬다”고 변명했다.

경주시 관계자도 “이번 추경예산은 경주에 외곽노선 등 비수익 노선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책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경주/황성호기자

    황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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