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00여일 앞으로
전국적 코로나 재유행 조짐에 일각서 수능 연기론까지 불거져
대학별 고사 일정 변경 가능성… 당장 내달 수시 지원부터 ‘깜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보이면서 수험생혼란이 커지고 있다.

고3수험생들은 코로나 1차 확산으로 등교연기 및 원격수업 등 학교수업이 차질을 빚은데다 수시모집 원서 접수 및 수능시험 등 본격적인 대입과정을 앞두고 또다시 학교수업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모든 학교는 문을 닫고 원격수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고3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원격수업 시간이 길어져 학생 간 학력격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교육 현장에서는 원격수업에 따른 학력 격차로 중위권이 사라지고 상위권과 하위권의 성적 차이가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6월 모의평가 영어영역(절대평가)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권인 1등급 학생 비율은 8.7%로 지난해 수능(7.4%)보다 소폭 증가했고 2∼4등급 학생 비율은 모두 감소했다. 중간 점수대 학생 비중이 줄어든 모양새다.

더욱이 고3 수험생은 다음 달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논술 등 대학별 고사 일정도 줄줄이 바뀔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해 지원전략을 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입시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9월 모의평가까지 영향을 받는다면 재학생들은 전국단위 성적이나 본인의 강점·취약점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채로 ‘깜깜이 지원’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사태로 학상일정의 혼란이 장기화하면서 수능 연기론이 또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능 시험 (날짜가)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감염의 위험이 있어서 도저히 시험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며 “전에 포항 지진 때문에 전체(전국) 수능 시험을 연기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수능을 예정대로 12월 3일 치른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달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른 교육 분야 후속 조치를 설명하며 “몇 차례 반복적으로 답변드린 바 있듯이 수능은 12월 3일 시행을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대입 일정에 여러 변수가 생긴 만큼 수험생들이 최대한 학습패턴을 유지하고 건강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시학원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학사와 입시 일정이 변동됐고, 수능까지 남은 기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무엇보다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3수험생뿐만 아니라 재수생들도 역시 입시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침에 따라 수도권 300인 이상 대형학원들이 오는 30일까지 문을 닫도록 했다. 코로나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전국 대도시 입시학원에게까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언제까지 이 상황이 계속될지 알 수 없지만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됐을 당시보다 수험생 혼란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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