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청 호

어느 누구의 몸을

씻어준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의 거친 발을

씻어준다는 것도

사랑한다는 것이다

쉼 없이 흘러가며

제 몸을 씻는
저 강물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가장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가 아니

제 스스로를 씻는 일이다

저 투명한 강물처럼

끊임없이 씻어내는 일이다

시인의 말처럼 어쩌면 인간은 평생 자신을 씻으며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스스로 몸을 씻고 올바른 행실을 위해 마음을 닦으며 자랐다. 육체적 몸만 씻는 게 아니라 마음의 때, 마음의 흉까지 씻어내며 살아온 것이다. 이 시는 인간 스스로 정결한 영육을 가지려는 본연의 몸짓이라는 시인의 깨달음을 펴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