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윤 희

사막을 심었지요

선인장이 자라났어요

사막의 몸에 빨대처럼 꽂힌 선인장

선인장의 뿌리는 볼 수 없었어요

물고기의 아가미가 그곳 어디쯤에서

숨죽인 숨을 쉬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쯤은 했었지요

어느 날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그곳에서 갑자기 물고기가

하늘을 향해 튀어올라 오곤 했어요

비늘을 번쩍이며 튀어오르던 물고기가

선인장의 가시가 되었어요

시인의 발랄한 상상력이 비치는 시다. 사막의 선인장은 모래 틈에 뿌리를 박고 물을 뽑아 올려 생존한다는 기존 인식의 틀을 파괴하고 있음을 본다. 선인장의 가시가 바로 물고기라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며 그 가시가 선인장에게 수분을 공급하는 장치로 표현하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시인은 생존을 위한 최후의 몸짓으로 가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