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에서 주는 병사의 월급은 일반 기업의 월급제와는 개념이 다르다. 일한 대가에 대한 보상보다 국가에 대한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의무감의 개념이 앞선다.

국민의 4대 의무인 국방 의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월급은 국가가 형편대로 주어도 된다는 것이 병사 월급에 대한 통상적 생각이다. 병사들도 이런 생각에 별다른 이의가 없다. 그래서 과거 병사 월급이라고는 담배 몇 갑이나 자장면 몇 그릇 사먹을 정도가 고작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병장 기준의 월급을 보면 다음과 같다. 1970년도 900원, 1980년도 3천900원, 1990년도 9천400원, 2000년도 1만3천700원, 2010년 9만7천500원이다. 올해 병장 월급은 54만원 정도라 한다. 세월이 흘러 병사 월급도 많이 인상됐지만 아직은 월급이라 하기에는 작은 금액이다.

최근 국방부가 국방 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년에는 병장 월급 100만원 시대를 연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78%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병사의 월급이 올라 반갑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방의무 수행자에게 봉급생활자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과 “군대를 복지기관 정도로 여기는 것 아니냐” “포퓰리즘적 발상” 등등이다.

현재 우리나라 군 사병이 받는 월급이 적정한지는 기준을 잡기가 어려워 판단이 쉽지 않다. 징병제가 실시되고 경제력 등에서 우리와 비슷한 이스라엘의 병사가 50만 원 정도 받고 있다고 하니 참고는 된다.

국방부의 계획대로라면 인건비 비용이 1조원이 더 소요된다. 병사월급 인상이 국방력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그러나 군에서는 전투력 증강이 최고의 가치라는 점을 잊고 예산을 짜서는 안 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