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포항시·포스텍 유치추진위 발족, 숙원 해결 나서
박능후 장관 “의사 수 부족 지자체, 지역의사제 도입도 방법”
일각선 안동대 공공의대 추진과 관련 유치전 과열양상 우려

포항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 출범식이 12일 오후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임종윤 한미사이언즈(주)대표, 김희수 경북도의회 부의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 이철우 도지사, 이강덕 시장,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이 의과대학 설립 공동합의문에 서명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최근 정부의 국내 의료여건 개선 추진에 따라 전남지역 의과대학 신설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경북도와 포항시가 의대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12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지역 의료계, 경제계, 학계 등 분야별 35명으로 구성한 ‘포항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위원회는 포항 의대 유치를 위해 중앙정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도민 공감대 형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도 때맞춰 포항을 방문해 의대설립 의지를 확인했다. 지역의 코로나 대처와 의료실태 점검차 내려온 박 장관은 이철우 경북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으로부터 포항의과대학 유치 계획을 보고받고 환담했다. 박 장관은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확대 시책에는 현재 1광역단체에 1의과대학 추진방안만 담겨 있지만, 연말까지 의견 수렴을 하는 만큼 포항에서 모범이 될만한 모델을 만들어 목소리를 내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지역에서 의사를 양성하고 정주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에 바이오연구단지 조성에 나서고 있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대표도 이날 의과대학 유치에 힘을 보탰다. 그는 의과대학유치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한미약품은 우리나라를 제약 3대 강국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포스텍과 방사광가속기가 있기에 포항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곳에서는 바이오 연구 등에 포항만큼의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며 포항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포항시 관계자는 “임 대표가 제시한 새 모델은 단순 치료목적의 병원보다는 임상 및 연구,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의과대학 부속병원 설립을 염두에 둔 것으로 듣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텍 의과대학에 한미약품 부속병원 조합이 가능하면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의과대학이 신설되더라도 부속병원 없이는 유지가 어렵다. 의대생들이 수련할 공간이 없거나 부족하면 대학병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 부속병원에 개원에 투입될 천문학적 비용도 관건이다. 서남대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의과대학 명패를 반납한 사례가 있다.

포항 의료계 일각에선 포항 의대 설립보다 지역의사선발전형에 집중해 의료 불균형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성 있다는 주장을 펴는 측도 있다. 지난달 23일 정부가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발표한 후 의료계가 의사과잉이라며 격한 반발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신설 의과대학 승인이 쉽잖은 만큼 실현가능성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1일에 안동대가 공공의대 설립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경북지역 의대 설립이 유치전 과열이라는 상황에 내몰릴 우려도 있다. 전남에서도 의대 신설이 확정되자 동·서부권 지자체와 순천대·목포대 등의 유치전이 과열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포항시 의료계 관계자는 “의과대학 유치는 정말 쉽지가 않다. 지역민들이 중지를 모아 실현 가능한 최적의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포스텍과 한미약품이라는 기반이 있기에 잘만 그림을 그리면 예상외의 성공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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