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인 한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는

싱싱한 초록이다

보랏빛 남쪽

하늘을 끌어다 토란잎에 앉은

청개구리

한 소쿠리 감자를 쪄 내온

아내 곁에

졸음이 나비처럼 곱다

시인이 펼쳐보이는 풍경에서 싱그러운 초록 내음과 함께 깨끗한 빗소리를 듣는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는 이렇듯 싱싱한 생명의 축제를 벌여 놓는 것이다. 토란잎에 내리는 빗방울을 노닥거리는 청개구리며, 감자를 쪄 내 오는 아내도 이 고운 생명의 축제에 착한 주역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