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지진 특위
진상조사 종료 10월 3일 이후
시추기 철거작업 재개 확실시
시 “원형 보존·매입 힘들지만
모형 제작해 교육자료로 활용
지진연구센터 설치 운영 계획”
내일 산업통상자원부 항의 방문

포항지열발전소 시추기가 결국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시점은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의 시추기 대상 진상조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10월초로 예상된다.

10일 열린 포항시의회 지진피해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백강훈)에 출석한 송경창 포항시 부시장은 포항지열발전소 시추기 관련 추진사항에 대한 특위 위원들의 물음에 “지난 5일 신한캐피탈 부사장과 직접 만나 진상조사 완료 시까지 시추기를 보존하는데 협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시추기 소유주인 신한캐피탈 등은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의 증거 보존 결정을 무시한 채 시추기 철거 작업을 강행하다 시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작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에 송 부시장이 지난 주 직접 신한캐피탈 부사장과 대면해 ‘한시적 중단’을 약속받았다.

연장기한은 2개월 남짓 된다. 이 기간 동안 진상조사위는 감사원이 지적한 시추기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우선 실시하기로 했다. 진상조사 종료 시점인 오는 10월 3일 이후부터 다시 시추기 철거 작업이 재개된다.

시추기 철거 연기에 따른 소요 비용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포항시가 7:3의 비율로 분담해 보전하기로 했다.

현재 시추기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추기 구조 안전성 검토 결과, 앞서 지난 1일과 2일 철거작업으로 일부 구조물이 해체되긴 했지만 오히려 무게 중심이 낮아져 안정성이 향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현실적으로 시추기의 원형 보존 및 매입은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포항시는 시추기의 장기 보존 시 발생하는 비용이 적지 않을 뿐더러, 이를 관리할 전문인력이 국내에는 없다는 이유를 들면서 시추기 원형 보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한, 추가지진 등의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포항지열발전소 부지에 설치되는 심부지진계 및 지하수 변위계 등 지열발전 안전관리사업에 있어서도 현재 시추기의 존재가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게 포항시의 입장이다.

도병술 포항시 방재정책과장 역시 이날 특위에서 “신한캐피탈과 인도네시아 업체 간의 시추기 계약을 물리는 데 있어서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시추기 보존과 관련해 시민들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포항시는 시추기 모형을 제작해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추가로 167억원을 들여 지진연구센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포항시의회 지진특위 위윈들은 오는 12일 산업통상자원부를 항의방문해 포항지진특별법 시행령 개정령안에 포함된 독소조항 폐지 등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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