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nudge)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뜻한다.

넛지는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위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으로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는‘넛지’를‘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새롭게 정의했다. 그는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넛지란 말이 주목받은 것은 지난 4월 미국 뉴욕주에서 시작된 코로나 감염폭발세가 넉달이 지난 지금까지 진정되지 못하고 다른 주로 재확산한 배경에 마스크정책 실패가 있고, 이 정책의 실패가 넛지정책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넛지전략의 핵심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이들의 편향성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것이다.

미국사회에서 이처럼 제1의 부드러운 개입자 역할을 해야할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인데, 트럼프는 팬데믹 기간 내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다가 7월말에서야 뒤늦게 “마스크 착용이 애국”이라고 입장을 바꿔 마스크 정책 실패에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제2의 부드러운 개입자 역할을 해야 할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반 마스크 행보를 취해 마스크 착용문제가 “민주당원이냐 공화당원이냐”를 가르는 정치적 낙인으로 변질됐다. 심지어 민주당 소속 주지사로 마스크 의무화를 역설했던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마스크 착용거부자들을 향해 “무모한(reckless)”, “무책임한(irresponsible)” 등의 부정적 단어를 남발하며 압박해 오히려 반발심을 키우는 바람에 부드러운 개입자 역할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넛지전략의 부재가 재앙을 키울 수 있다는 교훈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