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도내 공공시설 피해 13건 발생
농작물 침수 146㏊ 잠정 집계
최대 300 ㎜ 물폭탄 맞은 대구
하천 둔치 주차장 15곳 등 통제
다행히 지역 인명피해는 없어

전국적으로 일주일 넘게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28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된 가운데 대구·경북에선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단, 농경지 침수와 도로 유실, 소규모 산사태 등의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9일 경북도와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사흘간 도내에는 평균 123.7㎜의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해 인명구조 7건(9명), 배수 출동 19건, 안전조치 83건을 처리했다. 김천, 구미, 칠곡 등에서는 주택·도로 침수, 나무 쓰러짐 등 피해가 90여 건이 접수됐다. 영주와 김천에서는 계속된 비에 낡은 주택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또 청송 부동면과 안동 예안면, 성주 월항면 등에서는 도로 침수로 펜션 등에 고립됐다는 신고가 4건 접수돼 소방당국이 구조활동을 펼쳤다.

지난 2일부터 최근까지 경북에서는 도로 경사지 토사 유출, 하천 제방 유실 등 공공시설 피해가 13건 발생했다. 대부분이 응급복구를 완료한 가운데 9일 오전 기준 군위군 군위읍 대흥리 인근 도로 사면 유실과 봉화군 봉성면 봉양리 인근 제방 유실 건은 현재 응급 복구 중이다. 또 소규모 산사태도 74곳(10.49㏊)에서 발생, 대부분 응급복구를 완료했다. 하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 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이 발령된 상황에서 기록적인 장마로 산사태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 도내에선 구미, 김천, 영양, 영주, 포항 등 5개 시·군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농작물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기준 도내 농작물 피해는 146㏊(잠정집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작업장 사면 유실로 농경지 1㏊가 매몰된 봉화군 명호면을 비롯해 봉화군에선 71.7㏊의 논과 밭, 과수원, 채소밭 등이 매몰됐다. 이어 고령군 45.6㏊, 칠곡군 20㏊, 안동시 4㏊, 영주시 2㏊, 군위군 1.5㏊, 상주시 1.1㏊ 등의 피해를 봤다. 도는 자세한 피해 상황을 집계하고 있어 추후 피해 면적은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오전 기준 경북 지역 누적 강수량은 영천 202.1㎜, 구미 200.3㎜, 포항 161.8㎜, 경주 117㎜, 의성 111.9㎜, 상주 109.3㎜, 청송 97㎜, 안동 81.1㎜, 영덕 69.4㎜, 문경 58.5㎜, 봉화 52.9㎜다.

최대 300㎜ 이상의 ‘물 폭탄’을 맞은 대구에선 농경지가 침수되고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대구 서구 중리동에 317.5㎜의 집중호우가 내린 것을 비롯해 동구 효목동 253.4㎜, 중구 동인동 265.5㎜, 북구 침산동 296.5㎜ 등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달성군 현풍면 원교리와 자모리, 지리 일원의 농경지 29㏊를 비롯해 다사읍 박곡리, 수성구 매호동, 동구 서호동 등 농경지 6곳 32㏊가 물에 잠겼다.

도로 곳곳도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신천대로 가창교∼법왕사 2.3㎞ 구간 하상도로(하천가 위쪽에 만든 도로)와 두산교∼상동교 0.8㎞ 구간 하상도로, 서변대교 하상도로 1㎞, 신천대로 노곡마을 입구 통과 박스와 조야마을 입구 통과 박스 일대 각각 0.45㎞는 전날부터 통행이 제한됐다. 신천, 금호강, 낙동강, 욱수천 등 하천 둔치 주차장 15곳과 징검다리와 잠수교 32곳도 여전히 사용이 금지됐다.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명피해나 이재민 발생은 없었다”면서 “기상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한편 산사태와 인명피해 우려 지역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지적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짧은 시간 동안에 계곡이나 하천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으니 산간, 계곡 등의 야영객들은 안전사고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곤영·손병현기자

    이곤영·손병현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