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현 정부를 음으로 양으로 지지해온 참여연대 조차 최근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전면 전환 촉구’기자 회견문에서 “문재인 정부 3년간 20여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땜질식’핀셋 규제와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으로 주택 가격이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이런 와중에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부동산·금융정책을 다루는 주요 부처와 산하기관 고위공직자 10명 중 4명은 주택 2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돼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마저 떨어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기자회견에서 “재산 신고내용을 분석한 결과 국토부와 기재부 등 고위공직자 107명 중 36%인 39명이 다주택자였다”면서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국토부, 기재부, 금융위 등에는 다주택 보유자나 부동산 부자를 업무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부동산정책의 헛발질을 막으려면 역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집값 상승률의 상관관계를 짚어보는 게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위례, 판교 등 2기 신도시건설을 발표했던 노무현 정부시절 재산세인상, 종부세 도입, 양도세 중과 등 세제를 통한 규제와 분양권전매금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시행, LTV강화, DTI도입,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대출 및 재건축제한 등으로 집값 안정을 꾀했다. 그러나 100% 가까운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 부동산가격이 가장 안정됐던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길음, 아현 등 뉴타운개발, 강남 세곡동·내곡동 보금자리 아파트 건설,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공급됐고, 양도세 중과폐지, 세율인하, 일시적 1가구2주택 보유기관 완화, 종부세 합산배제, 투기지역 해제, 후분양제 완화 등으로 아파트분양을 촉진하는 정책이 추진됐다.

집값은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그랬던 집값이 3기 신도시 건설을 발표한 문재인 정부 들어 양도세 중과, 종부세 인상, 취득세 인상 등 세제 규제와 재건축안전진단 강화, 민간택지 본양가 상한제 부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신 DTI, DSR 도입 등 대출 및 재건축규제를 강화하고 나서자 다시 집값이 뛰어올랐다. 부동산가격 상승을 통한 불로소득을 유달리 혐오했던 노무현 정부와 현 문재인 정부시절 집값이 오히려 더 많이 올랐다는 게 불편한 진실이자 팩트다.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보유세 강화, 공급 확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보유세 강화는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를 합리적으로 산정하면 된다. 또 핀트가 어긋나있는 공급확대책은 바로잡아야 한다. 시장경제 원리상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수요가 있는 곳에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데, 현 정부는 엉뚱하게 그린벨트를 해제해 3기 신도시를 추진하려한다. 이는 환경을 파괴하고, 원거리 출퇴근자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어떤 정책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경제학 격언을 다시 한번 새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