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남부 ‘폭염특보’ 발효
온열환자 늘고 열대야까지 ‘찜통’
경북 북부 물난리로 침수·붕괴
연이은 호우에 복구작업 안간힘
기상청 “특이한 비 구름대 영향”

경북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이 극과 극의 날씨를 보이고 있다.

북부지역에는 지속되는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침수와 붕괴 사고가 잇따르는 반면, 장마가 끝난 대구와 경북남부지역에서는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특히 포항에서는 사흘째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4일 오후 4시께까지의 누적 강수량은 봉화 167.8㎜, 부석(영주) 112.0㎜, 마성(문경) 112.0㎜를 기록했다. 또한, 이날 오후 1시 30분을 기해 울진평지와 예천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지난 1일과 2일 영주와 봉화, 문경은 강한 호우가 내리면서 비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소방당국은 배수작업 3건과 안전조치 20건의 활동을 진행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새벽 2시 9분께 영주시 영주동에서는 건물 지하상가가 침수됐다. 소방당국은 펌프 차량 1대와 인력 4명을 동원해 15t의 물을 퍼냈다. 앞서 같은 날 1시 27분께에는 영주시 상망동에 있는 한 주택이 침수되면서 배수로 확보 등의 복구작업이 펼쳐졌다.

반면 경북남부지역에서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연일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4일 오후 1시께 대구와 경주, 포항, 김천, 군위, 경산, 구미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또한, 경북북동산지와 울진평지, 영양평지, 봉화평지, 문경, 청도, 영덕, 청송, 의성, 영주, 안동, 예천, 상주, 칠곡, 성주, 고령, 영천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자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53분께 A씨(82·여)가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한 텃밭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중 어지럼증과 두통, 메스꺼움 등의 고통에 시달려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A씨에게 응급조치를 진행했다. 이후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일 밤 포항의 최저기온이 27℃까지 올랐고, 경산 26.1℃, 울릉도 25.5℃, 울진 25℃를 기록하는 등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포항은 지난 1일부터 나흘째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 25.9℃에서 2일 26.8℃로 올랐고, 3일 26.6℃로 약간 떨어졌으나 4일 27.0℃로 다시 올랐다.

또한, 낮 최고기온도 4일 연속으로 33℃대를 기록하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되면서 장마전선도 한반도 전반에 걸쳐 넓게 형성돼 전국 곳곳에 영향을 주는데, 이번엔 특이하게 좁은 비구름대가 형성됐다”며 “비구름대의 영향을 받는 경북북부지역에는 폭우가 발생했고, 영향을 받지 않는 경북남부지역에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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