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행 사진작가의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나와 타인과의 관계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 ‘기이한 만남’.
강철행 사진작가의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나와 타인과의 관계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 ‘기이한 만남’.

붉게 백일홍이 활짝 핀 형산강변을 걷다보면 마음까지도 상쾌해진다. 고운꽃빛을 담아본다. 어떤 느낌의 사진을 찍었을까?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면 완성될 이미지를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어서 좋다. 사진을 찍는 순간, 이미지를 바로 볼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보다 기다림과 설렘의 순간들이 아날로그 사진작업에는 있다.

암실에서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사진이미지로 만나는 순간들. 설렘은 매순간 낯선 시간과 낯선 공간을 걷게 한다.

몇 년 전부터 형산강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아왔다. 강변에 생활체육공원이 생긴 후로는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마스크와 모자로 복면을 한 채 운동을 하는 모습들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다. 그래서 사진작업 제목도 ‘기이한 만남’이 되었다. 하지만 기이하게 느껴졌던 풍경들이 지금은 일상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기이한 일이다. 코로나19사태가 많은 것들을 정지시키고 바꿔 놓았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은 여전히 보도되고 있지만 우리는 지금 이 순간도 일상의 소중함을 지키고 찾고 있다. 운동이나 산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들은 언제나 공간 속 주인공이 되어 당당한 모습이다. 나는 그런 모습들을 숨을 멈추고 카메라에 담는다. 기이한 만남들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강철행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