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 태양광 이용 해수담수화 기술 개발
다량의 바닷물 비용 적게 들여 안정적으로 식수 생산 실마리 찾아

이상준 교수, 이재현 씨
국내 연구팀이 물부족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풀었다. 태양광을 이용해 별도의 전처리 과정이나 전문가 도움 없이 간편하게 해수나 염수로부터 많은 양의 식수를 저렴하고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바닷물을 식수로 거리낌없이 마실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

이상준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99% 효율의 높은 증발성능을 지속시킬 수 있는 태양광 기반의 ‘해수담수화용 광열 증발기’와 이를 이용한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 태양광을 이용한 증발 담수 기술은 태양광을 얇은 막에 조사해 나타나는 광열반응으로 해수를 증발시켜 식수를 생산해내는 기술이다.

태양광을 사용해 외부로부터 전기나 열에너지 공급이 없고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97%를 차지하는 해수를 담수화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돼 왔다. 기술개발은 이어져왔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기존 태양광 기반의 증발식 담수화 기술들은 증발효율이 낮아 식수 생산량이 많지 않았다. 해수 증발시 막 표면에 소금 결정들이 생생, 시간 경과에 따라 쌓일 수 있어 증발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도 없다.

이상준 교수는 “주로 재료학자나 화학자들에 의해 재료역학적 관점에서 증발 성능 향상을 위해 연구돼 왔다”면서 “물이 증발되는 현상과 증발 과정의 유체 현상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증발 성능 및 소금 석출에 따른 증발 성능의 지속성에 한계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저렴한 각설탕을 이용, 역대 최고 증발 효율(99%)과 자정 기능을 가진 ‘증발용 광열 멤브레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태양광을 이용해 해수나 염수로부터 장기간 안정적이고 많은 양의 식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성능을 확인했다.

증발식 담수화 기술은 전처리/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고 고염도의 염수도 상대적으로 손쉽게 담수화하는 것이 가능하며, 태양광의 특성상 무전원 방식으로 수처리하기 때문에 운영비가 적게 들고 설비가 간단해 저비용으로 담수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담수된 물은 WHO와 EPA의 식수 기준을 만족했다.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해 얻은, 실용화가 가능한 결과인 셈이다.

이상준 교수는 “시제품을 제작하여 3개월간 야외 실험을 통해 많은 양의 식수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관련 산업체로의 기술 이전과 함께 일부 상용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술이 실용화된다면, 태양광을 이용한 해수 및 염수의 담수화와 함께 오염된 물의 수처리 공정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획기적으로 높은 증발량을 이용한 실내 증발식 가습기로도 활용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나노에너지(Nano Energy) 7월 28일자에 게재된 이번 연구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과 자연모사혁신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