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차차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역전현상마저 나타나 주목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지지율이 ‘잘해서’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상대방이 못해서’ 올라가는 반사이익 경향이 강한 특성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의 ‘일당 독주’ 행태로 인해 나타난 현상을 통합당은 오판해서는 안 된다. 더욱더 신실한 ‘정책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는 통합당이 40.8%로 나타났다. 민주당(31.4%)에 비해 무려 9.4%포인트나 높았다. 대전과 세종·충청에서도 통합당 지지율(34.1%)이 민주당(32.2%)에 소폭 앞서 눈길을 끈다.

고(故) 박원순 시장의 자살과 성추행 의혹, 민주당의 ‘일당 독주’ 행태, 검찰을 장악하기 위한 끊임없는 장난질 그리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천박한 서울’ 발언 파동 등 악재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민심이 큰 폭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허점투성이인 더불어민주당의 통치행태가 빚어내는 부작용이 드디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실정(失政) 요소는 뚜렷하지만, 야당 미래통합당이 뭘 잘했는지는 도무지 짚이는 대목이 없다는 게 문제다. 말하자면, 잘 해서 지지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엉망진창이라 할 수 없이 쏠리는 현저한 반작용으로 읽힌다. 브레이크 망가진 탱크처럼 돌진하는 민주당의 폭주를 막아설 묘책이 없는 통합당의 처지는 당장 말이 아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을 위해서 통합당의 지지율이 길고 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한 점은 분명 낭보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 조금만 판이 좋아져도 누군가 결정적인 망발이나, 실언으로 코를 빠트리던 고질병을 기억한다면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 집권당에 실망한 민심이 드디어 미래통합당의 생각도 정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뜻도 된다. 지금이야말로 자중자애하면서 실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