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 채송화로
단박에 스타 반열
뮤지컬 ‘어쩌면해피엔딩’
클레어 역할로 ‘친정’ 복귀
나의 해피엔딩은
“80살까지 연기하는 것”

배우 전미도. /CJ ENM 제공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의 제 모습을 보고 공연 영상을 찾아보다가 뮤지컬에 빠졌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까요.” 올해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단박에 스타가 됐지만, 뮤지컬 ‘어쩌면해피엔딩’의 클레어를 통해 ‘친정’으로 돌아온 배우 전미도(38)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사람을 돕는 로봇 헬퍼봇인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우게 되는 내용의 ‘어쩌면 해피엔딩’은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이미 지난 2018년 전미도에게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이번 시즌에는 그가 출연한 드라마의 파급력 덕분에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전미도는 “처음에는 뮤지컬 상 받았다고 대외적으로 알려졌는데, 별로라고들 생각하면 어떡하나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저를 보고 뮤지컬에 빠지게 됐다는 사람들의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클레어는 상처를 갖고 있지만 밝고 사랑스러운 헬퍼봇.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채송화와 비슷한 듯 다른 면이 많다.

전미도는 “내 실제 모습에는 채송화와 클레어의 모습이 조금씩 들어있다”고 했다.

“초연 때는 클레어를 로봇으로 표현하기보다 사람에 가까운 모습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공연을 거듭하면서 계속 로봇들의 사랑 이야기니까 사람들의 사랑과는 차별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뭘까 고민했거든요. 올리버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캐릭터라서 반대로 클레어는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캐릭터라는 점을 부각하려 하다 보니 점점 더 쾌활하고 적극적인 모습이 된 것 같아요.” 사랑이란 감정이 프로그래밍 돼 있지 않은 로봇이 사랑을 알게 됐을 때 그 변화를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 “극 초반에는 감정을 최대한 로봇처럼 표현해놔야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변화의 지점이 더 잘 보일 것 같았다”고 전미도는 말했다.

이번에 함께 공연하게 된 신인배우들을 통해서는 자신의 신인 시절을 돌아보게 된다고 털어놨다.

“클레어 역이 사실 어려워요. 함께 클레어 역을 맡은 두 동생(강혜인, 한재아)도 어려워하는데, 어떻게 하라고 말해줄 순 없더라고요. 함께 고민하려고 노력하고 격려해줬어요. 저랑 비교하지 말라고도 하고요. 신인이기 때문에 저에겐 없는 순수함이라는 장점도 갖고 있죠. 좋은 선배요? 채송화 때문에 이렇게 된 거예요. (웃음)” 전미도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기획단계부터 참여했다. “초기 단계부터 작품에 점점 살이 붙어가는 과정을 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것이 마치 제가 작품을 만드는 것 같은 성취감을 줘요. 내년에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에 출연하는 전미도는 “공연과 드라마는 연기라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진 않다”면서도 “드라마에는 순간 집중력이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공연은 그전에 모두 계산해가야 하는데, 드라마를 찍을 때는 대사만 외워갔지 계산을 하고 가진 않았어요. 순간적으로 나오는 것들을 믿고 연기했죠. 나중에 보면서 ‘내가 저런 연기를 했구나’ 싶더라고요.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많고요. 드라마는 감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미도의 ‘해피엔딩’은 무엇일까. 깊게 생각한 뒤 그는 “80살까지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 든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김혜자 선생님이나 나문희 선생님나이가 됐을 때 어떤 연기 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