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 스님포항 운제산자장암 감원중앙승가대 강사
탄탄 스님 포항 운제산자장암 감원중앙승가대 강사

우리가 손쉽게 마시는 물에는 사실 질이 있다. 좀 더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데 우리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휘발유 1리터에 평균 가격이 약 1천550원이라면 생수 0.5 리터에 800원쯤 한다고 하니 이미 기름보다 물값이 비싼 시대를 살고 있다.

물처럼 공기도 당연히 공짜라고 여겼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더구나 숨 좀 제대로 쉬려면 만만치 않은 대가를 내야 한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로는 더욱 숨 한번 내쉬기에도 불안하다. 어쩔 땐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나 약국마다 새벽부터 길게 줄을 서야 했다. 마스크 배급이 일상이 되었고 마스크는 집밖에 나갈 때는 필수품이 되었다.

노인들과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인 전염병과 65살 이상 남성의 3분의 1이 만성기관지 질환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는 세상에서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 된 듯하다. 아이들 역시 성인에 비해 호흡기가 약할 수밖에 없으니 마스크 착용이 필수이고 물론 성인들도 마스크 없이 외출하기 힘든 상황이다. 입자가 더 작은 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느냐에 따라 KF80서 KF94까지 번호가 정해진 보건용 마스크가 유통되고 있다. 개당 가격이 2천500원이면 4인 가족 기준으로 계산하면 1만원 가량에 구매한다. 문제는 이 마스크가 사실상 ‘일회용’이라는 거다. 한 사람이 매일 2천500원꼴의 돈이 든다.

성인 한 명이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실 경우 이만큼 생수를 사려면 2천400원이 필요하다. 결국 제대로 숨 쉬는 비용과 하루 종일 생수를 사서 마시는 비용과 맞먹는다.

경제학의 출발점은 자원의 희소성에서 시작한다. 그 희소성의 정도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한마디로 돈 주고 사야 하는 물건과 세상에 널리고 널려서 공짜로 쓸 수 있는 물건의 대표 상품이 바로 ‘공기’였다. 이쯤되면 공기도 사서 마셔야 하는 요즘의 학교 선생들은 자유재, 즉, 공짜의 대표 상품으로 어떤 걸 예로 들지 궁금해진다.

정부는 더이상 숨 쉬는 게 공짜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보건용 마스크 판매량이 수 백배는 늘었다. 대다수 국민이 마스크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건 역시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이다. 공과금 내는 것도 빠듯하고 숨 쉬는데도 돈이 들어가다보니 생활이 더 어려울 수밖에. 갈수록 숨 쉬는 데도 빈부격차가 생기는 상황이 되고 있는데 수도 서울의 집값은 수 십억을 이미 호가한다고 하니 인간의 생존환경이 더욱 열악해 지고 있다. 편히 물 마시고, 편히 숨 내쉬고 편히 거주할 수 있는 삶이 대부분 민초들의 염원이 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