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미국 등 공동 연구팀
기계학습 기술로 위성사진 분석
中 어선 2017~2018년 16만t 어획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조업사례

울릉(사동)항 외항에 피항온 중국어선.

[울릉] 동해안에서 오징어 어획량이 해마다 감소하는 이유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울릉군수산업협동조합(조합장 김형수)에 따르면 지난해 위판된 물오징어 가격의 경우 20마리에 12만원을 훌쩍 넘는 등 울릉도 오징어가 금징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또한 최근 3년간 울릉수협 오징어 위판 실정을 보면 지난 2017년 930t(86억4천900만원), 2018년 750t(74억4천19만원), 2019년 712t(49억3천100만원)으로 해마다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학자들이 기계학습 기술을 이용한 위성사진 분석 등으로 중국의 불법 어획이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 감소의 핵심 원인이라는 증거를 찾아냈다.

지난 2015년에 설립된 국제 비영리단체 ‘글로벌 어업 감시’(GFW)는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최근 발표했다.

이들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미국의 공동 연구팀은 기계학습 기술과 위성사진 및 야간 빛 감지 광학 기술 등을 결합해 동해에서 중국 어선들의 활동을 분석했다.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양식·어업연구실장과 글로벌피싱와치(GFW),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FRA)연구진이 발표한 ‘북한수역의 암흑선단(Illuminating Dark Fishing Fleets in North Korea)’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2017년에 900척 이상, 2018년에 700척 이상의 중국어선이 동해 북한수역 내에서 16만t 이상의 살 오징어를 어획했다.

16만t이라는 수치는 한국과 일본의 한해 어획량 합계와 맞먹는 것으로, 약 4억4천만달러(약 5천300억원) 어치다.

2017∼2018년 국내 오징어의 평균 가격은 1kg당 6천562원으로, 이를 고려할 경우 중국어선의 오징어 불법조업금액은 1조원이 넘어선다.

박재윤 GFW 데이터과학자는 “불법조업에 참여한 선단은 중국 전체 원양어선의 3분의 1 규모로 한 국가의 상업선단이 타국 수역에서 저지른 불법조업 사례 중 사상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한편, UN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이후 북한을 제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이에 따라 북한 내 수역에서 타국 선박에 의한 조업은 금지된 상태다.

이 선박들은 대부분 조업에 필요한 서류를 휴대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미등록 혹은 면허 없이 조업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울릉도 어민들에 따르면 북한 수역에서 오징어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의 3분의2정도가 불법 어선들로 추정된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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