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재 포항예총 회장
류영재 포항예총 회장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마치 일상이 멈추어 버린 것 같은 이상한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다소 상황이 호전되는가 싶었으나, 재유행의 조짐을 경고하는 방역당국의 안내에 따라 다시 움츠러든 상황이다. 대면활동이 어려우니 예술 활동도 어렵고, 특히 공연예술은 무대를 여는 일 자체가 어렵다. 자구책으로 등장한 언택트 문화가 자리를 잡을 기세다.

얼마 전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이 세계의 유료관객 75만 명을 동원하여 250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이를 문체부 장관은 ‘신 한류의 새로운 형태’라며 높이 평하였다.

아무리 그래도 공연예술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제 맛이다. 마당놀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얼마전 몇 차례 연기하는 우여곡절 끝에 마당극 ‘하얀찔레꽃’을 철길 숲 공원에서 공연하였다. 의외라고 할 만큼 많은 관객이 찾았다. 야외공연이라 코로나의 감염위험이 높지 않았으나 모든 관객들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에 유의하며 출연자들의 소리와 재담, 몸짓에 환호했다.

우리 시민들의 문화예술 감상 수준을 알려주는 방증이며, 공연무대의 갈증이 심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포항의 이야기를 토속민요에 담았으니 이것이 바로 지역문화 콘텐츠가 아니겠는가. 선선한 날씨와 배우들의 열연, 수준 높은 관객들이 잘 어우러진 광경을 보면서 문화예술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기제가 됨을 새삼 깨우치게 되었다.

요즘 트롯 열풍이 대단하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미스터 트롯’에서 포천의 아들임을 자부하는 청년이 진(眞)으로 선정됐다.

포천시내 곳곳에는 축하 현수막이 내걸렸고 포천시는 시청사에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포천시는 진작부터 그를 홍보대사로 위촉했고, 그가 미스터 트롯 경연에 출연하자 시청 내부 게시판에 응원을 부탁하는 글을 올렸고, 포천시의 공무원들이 자원매니저가 되어 기자들에게 그의 홍보를 부탁했다. 시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약 1천여 명이 똘똘 뭉쳐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시장은 회의 때마다 “홍보대사가 잘돼야 포천이 잘된다”며 지원을 독려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남성 4중창 그룹을 뽑는 ‘팬텀싱어’는 성악, 국악,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의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이 경연을 펼치는 수준 높은 음악경연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장장 3개월에 걸쳐 방영된 ‘팬텀싱어 시즌3’에서 ‘라포엠’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라포엠의 리더인 유채훈은 자랑스런 포항의 아들이다. 포항예고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훤칠한 청년이다. 우리는 그에게 무엇을 하였던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힘든 시절, 우리의 귀한 아들이 더욱 큰 나무로 자라고 시민들의 삶에 활력과 자긍심을 높여 지속발전 가능의 에너지가 되기를 바란다. 훈훈한 외모와 빼어난 실력으로 ‘전설의 테너’라 불리는 팬텀싱어 우승자가 포항의 아들임을 널리 자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