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특별기획
포스트코로나 시대 공존의 의미
작가 12명 410여 점 9월13일까지

김안나作 ‘숨’
대구미술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삶의 가치를 모색하는 특별기획전 ‘새로운 연대’ 전을 오는 9월 13일까지 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평범한 일상에 찾아온 위기는 개인의 삶을 넘어 생활의 안전, 인간의 존엄, 사회적 연대에 대한 문제까지 제기한다. 평범한 하루가 소중했던 이 시점에 전시는 일상의 가치와 자유, 개인과 공동체적 삶의 의미를 조명함으로써 지친 시민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듯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새로운 연대’는 코로나와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좀 더 확장된 차원에서 연대의 의미를 제시한다. 그 출발은 전시의 영문제목 ‘뉴 커뮤니온(New Communion)’ 에서 시작한다. 커뮤니온(Communion)의 어원 Commune을 보면, 일을 서로 함께(com) 나누고(mun),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 생각이나 감정을 함께(com) 나누며(mun), 모두가 함께(com) 나누어(mun)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전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연대가 결속의 차원을 넘어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공감하고, 자연과 교감한다는 의미를 담는다.

그런 의미에서 전시 ‘새로운 연대’는 포스트 코로나에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과 환경이 어떻게 공존하고 관계를 이어갈 지에 주목한다.

전시에 참여한 12명의 작가들은 동시대 이슈에 발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 신작 410여 점을 선보인다. 장용근, 김안나, 오정향은 사진과 인터뷰, 실시간 데이터와 같은 기록적 성격을 띠는 매체를 바탕으로 코로나의 시간을 보여준다. 장용근은 코로나19의 거점 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을 몇 차례 오가며 촬영을 했다. 김안나는 실시간 전송되는 대기환경지수 데이터에 화면이 반응하는 ‘라이브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오정향은 코로나 시간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를 통해 마음의 연결을 시도한다.

심윤, 권세진, 이지영은 회화성을 강조한 재현과 형상화를 통해 시대의 모습을 담는다. 심윤은 거대한 화폭에 잠든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 한동안 잊고 지낸 일상 속 휴식의 달콤함을 일깨운다. 권세진은 컴퓨터 보급이 활성화된 90년대 어느 교실의 하루를 먹으로 담아냈다. 코로나로 요즘 학교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 현실과 대치되는 풍경이라 흥미롭다. 이지영은 봄꽃 시리즈를 통해 잃어버린 봄의 향기를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김영섭, 정재범, 김종희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성에 주목한 설치와 텍스트 작업을 선보인다. 김영섭은 소리 없이 진동하는 열일곱 개의 스피커 오브제와 그 위로 떨어지는 추의 관계를 통해 강한 침묵의 연대를 형상화한다. 정재범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점점 예민해지고 진화하는 인간의 감각에 주목하고, 김종희는 전시장을 가득 채운 텍스트를 통해 읽는 행위 그 자체를 강조한다.

김성수, 장미, 황인숙은 동화 같은 따스함과 긍정의 에너지를 통해 희망을 선사한다. 김성수는 사람을 만나기 예전 같지 않은 요즘, ‘사람을 만나다’란 제목의 나무 작업을 선보인다. 장미는 친구에게 보내는 위로담긴 편지처럼 따뜻함을 담은 그림을 선보인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황인숙은 긍정의 에너지와 사랑의 전파를 설치와 영상, 회화로 담았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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