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북부경찰서 이륜차 합동단속 현장 찾아 가 보니…
6월25일~7월21일 일제단속 나서
소음기 개조 등 7건 형사입건
불법부착물 등 73건은 통고처분
굉음 내며 아찔한 질주 집중단속

지난 21일 밤 9시께 포항시 북구 용흥동 우방 삼거리에서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 직원이 ‘불법개조 오토바이’ 합동단속을 펼쳤다.  /이시라기자
지난 21일 밤 9시께 포항시 북구 용흥동 우방 삼거리에서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 직원이 ‘불법개조 오토바이’ 합동단속을 펼쳤다. /이시라기자

여름밤 숙면을 방해하는 것은 더위 때문만은 아니다. 밤의 고요를 깨는 오토바이의 굉음도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불청객 중 하나다. 시민들은 더워진 날씨 탓에 창문을 열어 놓고 잠을 청하는 날이 많은데, 오토바이 굉음이 시민들의 단잠을 깨운다. 최근 지역에서 심야시간대 오토바이 소음 등에 대한 단속 민원이 급증하자, 경찰은 ‘이륜차 불법개조 일제 단속’을 펼치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21일까지 포항시 북구 용흥동 우방아파트 입구 등 6곳에서 이륜차 특별단속을 펼쳤다. 단속 결과 7건(불법개조 HID(가스 방전식 전등) 6건, 소음기 개조 1건)을 형사입건 하고, 불법부착물과 안전모 미착용 등 73건에 대해 통고 처분을 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밤 9시께 포항시 북구 용흥동 우방 삼거리에서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 직원 등 9명이 이륜차 불법 운행행위 불시 현장 단속을 진행했다. 단속반은 동서남북으로 흩어진 뒤 매의 눈으로 주위를 살피며 불법 튜닝 오토바이를 적발해 냈다.

단속을 시작한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유난히 밝은 전조등을 뽐내는 오토바이 1대가 경찰관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경찰은 오토바이를 멈춰 세운 뒤 구조 변경 내용을 확인했다. 이 오토바이에는 불법 LED전조등과 LED방향지시등이 설치됐는 등 위법 사항이 수두룩했다.

운전자 A씨는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어 먹고살 길이 없어 한 달 전부터 배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LED등 설치가 불법인지 몰랐다”고 전했다.

9시 45분께에는 ‘부와앙∼’하며 빠른 속도로 도심을 질주하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경찰관을 목격하며 급하게 속도를 줄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오토바이에도 불법 LED전조등이 부착돼 있었다. 경찰이 법령에 따라 과태료 처분을 내리려고 하자, 운전자는 처벌이 과하다고 주장했다.

운전자 B씨는 “밤에 운전할 때 승용차 운전자들이 오토바이가 보이지 않는다며 불평을 해대 LED를 단거다”며 “지금 당장 때겠다”고 말했다. 그 후 그는 LED등을 제거한 뒤 현장에서 벗어났다.

불법 LED등은 일반 전조등보다 밝기가 2배 이상 밝아 맞은편에서 오는 차량의 운전자가 5초 동안 눈을 뜨지 못하게 할 정도로 위험하다.

아찔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갓길에 정차하라는 경찰의 지시에 응하지 않고 욕설을 하며 단속구간을 빠르게 지나쳐갔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인명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주였다.

경찰은 “도주 상황이 발생하면 운전자와 단속 경찰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리한 추격보다 경찰서 지령실을 통해 도주로를 전파하고, 인근 파출소와 공조체제로 단속을 진행한다”며 “현장 검거에 실패해도 CCTV 영상 등을 수집해 끝까지 수사해 처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2시간 동안 진행된 단속에서는 불법 부착물 1건과 LED등 설치 3건 등 위법 오토바이가 적발됐다.

포항북부경찰서 신영호 교통관리계장은 “하루 이틀간의 반짝 단속만으로 오토바이 불법 개조 문제를 완전히 근절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오토바이 개조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설치 업체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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