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호’ 옛 포항제일교회 예배당
지역 3·1운동 발상지 역사적 의미
6·25전쟁 참화에도 자리 지키며
미국 ‘타임즈’ 표지에 소개되기도

포항소망교회 예배당.
포항소망교회 예배당.

포항지역 3·1운동의 구심점이 됐던 포항소망교회 예배당(옛 포항제일교회 예배당)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한국기독교 제38호 사적으로 지정됐다. 포항남노회가 사적 지정을 신청한 지 1년 만이다.

이 예배당은 6·25 전쟁 당시 유일하게 건물이 파괴되지 않아 미국 ‘타임즈’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포항제일교회(현재 포항소망교회 소유)는 1905년 5월 12일 미국 북장로교회 소속 제임스 애드워드 아담스 선교사가 영일군 북면에서 처음 복음을 전한 이 날을 창립일로 지정했다.

지금은 포항소망교회로 불리지만 과거 포항제일교회였던 이곳은 1908년 포항시 중앙동 451번지에 초가 3간을 매입해 첫 예배당을 마련했다. 이후 교인의 증가와 영흥학교의 학생 수 증가로 1917년 40평의 예배당을 신축했다.

 

최근 포항 소망교회에서 개최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지정하는 한국기독교사적 지정예식 모습. 사진 위는 포항소망교회 예배당.
최근 포항 소망교회에서 개최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지정하는 한국기독교사적 지정예식 모습. 

1920년 1대 담임 김병호 목사를 시작으로 청빙하고, 그 후 교인 수가 계속 증가하자 다시 한 번 예배당 신축을 하게 됐다. 그 결과 2대 담임 김영옥 목사가 있는 1928년 9월 ‘예배당 건축 기성회’를 조직해 주일마다 연보하며 계획을 추진했다. 그 결과 1930년 3대 담임 권영해 목사가 부임하며, 1933년 지금의 예배당을 완공하고, 그 해 11월 19일 입당 예식을 했다.

1933년 지금의 자리로 옮긴 이후 일제시대와 6·25전쟁 등을 겪으며 역사의 현장이 됐다. 포항제일교회는 포항 지역에서 3·1운동의 발상지이자 구심점이 된 곳이다. 당시 교회 송문수 장로와 교인들이 시내를 돌며 만세 운동을 이끌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는 포항 전투로 인해 온 시내가 모두 폐허로 변했지만 유일하게 포항제일교회 종탑과 건물만 자리를 지켜냈다.

당시 현장을 찍은 사진은 미국 타임즈 표지에 소개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교회 외벽에는 당시 탄환과 포탄의 흔적들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포항제일교회는 전쟁 때 인민군 야전병원으로 사용되면서 예배당 내부가 많이 훼손돼 1952년 내부 보수 작업을 하기도 했다.

교회는 1964년 10대 담임 황병혁 목사를 청빙했다.

안정과 성장기를 맞이한 교회는 협소한 예배당을 증축하기로 결의했다.

1966년에는 강대상 공간 뒤를 60여 평 확장했고, 1975년에는 예배당 전면에 종탑을 증축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구 포항제일교회 예배당.
구 포항제일교회 예배당.

14대 담임 김광웅 목사 때 포항제일교회가 용흥동으로 이전하기로 결의하며 부지 매입과 건축을 추진했다. 그 결과 포항제일교회는 2003년 구 예배당과 부지를 포항소망교회에 매각하고, 같은 해 10월 26일 용흥동 성전으로 이전했다.

이로 인해 옛 포항제일교회 예배당은 현재 포항소망교회 예배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총회 역사위원회 전문위원 손산문 목사는 “예배당 건축물이 역사적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는데 교회 측이 건물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어서 총회에 사적 청원을 올렸다”며 “역사위원회에서 역사를 재조사해 사적 지정식을 거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항소망교회는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건축물 자체로서의 가치도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항소망교회의 고딕 건축양식은 당시 한국 개신교 예배당 건축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미 2004년 문화재청에서 실시한 ‘근대문화유산목록화 조사보고서’에 등재되기도 했다.

포항소망교회 김원주 담임목사는 “앞으로 포항시에서 문화재로 지정을 할 것”이라며 “포항을 찾는 많은 사람에게 하나님이 이렇게 살아서 역사하셨다는 것을 현장으로 보여주는 그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지정하는 한국기독교사적 지정예식이 최근 포항소망교회에서 개최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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